프로메디젠, 세계 최초 종양억제인자 활성화 성공
프로메디젠 기업부설연구소 신약개발팀이 세계 최초로 종양 억제 인자 활성화에 성공, 전이성 암을 치료하는 길을 열었다고 25일 밝혔다.
암은 세포의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나서 발생하는 질병으로 정상세포는 종양 유전자와 종양 억제 인자가 균형을 이루고 있으나, 돌연변이가 이 인자들에 발생하면 세포의 자체 제어 기능이 손상돼 정상 세포가 무제한으로 번식하는 ‘브레이크 없는 급발진’ 상태가 되고, 결국 악성 종양으로 변하게 된다.
이에 다국적 제약사들은 지금까지 돌연변이로 과활성화된 종양 유전자를 저해하는 신약 후보 물질, 즉 ‘액셀 킬러’를 항암제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폐암에는 타그리소, 백혈병에는 글리벡 등이 ‘액셀 킬러’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활성화된 종양 억제 인자를 복원시키는 치료제는 아직 없으며, 최근까지도 모든 항암제 치료는 브레이크 복구 없이 각종 ‘액셀 킬러’들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 브레이크가 없는 상황에서는 암이 진행되는 동안 추가로 발생하는 돌연변이를 막을 길이 없다. 따라서, 돌연변이로 인해 또 다른 종양 유전자가 활성화되면 기존의 액셀킬러들은 쓸모가 없어지게 된다. 그 결과 소위 항암제에 대한 내성이 생기고, 이는 전이암으로의 급격한 진행을 초래하게 된다. 이것이 지금까지 개발된 모든 항암제가 약물 내성 문제를 피할 수 없는 이유이다.
이에 프로메디젠은 종양 억제인자의 맞춤형 제조는 물론 타겟 검증, 활성 화합물질 스크리닝 및 약물 최적화를 진행하는 한편, 지난 2022년 화이자에서 코로나 치료제 개발팀장을 역임한 세계적인 신약 개발 전문가인 마틴 페터슨 박사를 영입하면서 1300여종에 달하는 항암 화합 물질을 디자인, 합성, 테스트했으며, 마침내 종양 억제 인자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신약후보 물질인 ‘PMG-A3’를 개발했다.
PMG-A3는 종양 억제 인자를 활성화함으로써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브레이크’ 역할뿐 아니라, 약물 내성을 일으키는 인자로 알려진 ‘FoxM1’을 제어하는 능력도 뛰어난 것으로 드러나 현재까지 전이성 폐암, 유방암, 대장암 모델을 포함한 다양한 암종에서 뛰어난 항암 효능을 검증했다.
프로메디젠은 KAIST 화학과 박희성 교수(사진)가 교원창업으로 지난 2019년 설립한 회사로, 박희성 교수는 KAIST 재임시절 단백질 인산화 기술과 맞춤형 단백질 변형기술을 개발, 지난 2011년과 2016년에 각각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저널인 사이언스(Science)지에 논문을 발표하고 독보적 기술을 인정받은 바 있다.
또 프로메디젠은 맞춤형 단백질 인산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유일의 벤처기업으로, 이전까지는 인산화 단백질인 종양 억제 인자의 제조 자체를 할 수 없어 세계 어느 다국적 제약사도 개발하지 못했던 종양 억제 인자를 세계 최초로 활성화하는 데 성공하는 쾌거를 이루게 된 것이다.
박희성 대표는 “향후 임상 시험 계획 승인을 위한 광범위한 전임상 시험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번에 개발한 PMG-A3를 기존의 표적 항암제들과 맞춤형으로 병용 투여함으로써 악성 종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맞춤형 병용 치료로 돌연변이와 약물 내성이라는 절망의 순환고리를 끊고 암을 완치하는 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개발한 PMG-A3는 말기암과 전이성 암을 포함한 다양한 암종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임상 시험을 거쳐 환자들에게 적용한다면 300조원에 달하는 항암제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재 다국적 제약사들과 비밀 협약을 맺고 항암제 신약 개발 공동연구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지닌 한국에서 아직까지 FDA 승인을 받은 항암제가 하나도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항암제 신약 개발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리드하는 선구적 제약사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프로메디젠은 올해 4월 개최 예정인 미국 암학회(AACR 2024)에서 이번 항암제 개발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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