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野 압도, 與 '12석+α' 안간힘... '한강벨트'가 승부처[총선 판세 전망]
전문가 "여당 10석 초중반, 야당 30석 중후반 얻을 것"
격전지로는 동작갑·을, 강동갑, 영등포갑·을 등 꼽아
"남은 17일, 뒤집어질 수도"...망언 리스크, 의정 갈등 변수
2020년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참패했다. 49석 가운데 8석을 얻는 데 그쳤다. 그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전체 180석 압승을 거두는 견인차가 됐다.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서울 의석 40석을 챙겨 153석 과반 승리를 일군 것과 대조적이다.
24일 현재(총선 D-17) 여야 구도만 놓고 보면 4년 전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문가들은 당장 선거를 치를 경우 서울 48석(1석 감소) 중 국민의힘이 10석을 간신히 넘기는 두 자릿수 턱걸이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국민의힘은 서울 민심이 바닥을 쳤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부동산에 민감한 '한강벨트'를 교두보 삼아 의석을 최대한 늘리는 데 사활을 걸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현역 의원 프리미엄과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이번에도 압도적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 "여당 10석 초중반, 야당 30석 중후반 얻을 것"
이날 기준으로 전문가들은 국민의힘 10석 초·중반, 민주당은 30석 중·후반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여당 텃밭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 8곳에서 국민의힘이 7, 8석을 가져갈 것으로 봤다. 관건은 한강벨트 15곳(강동갑·을, 광진갑·을, 중구성동갑·을, 용산, 마포갑·을, 동작갑·을, 영등포갑·을, 양천갑·을)이다. 이곳에서 국민의힘이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이 10~12석을 얻고 나머지는 민주당이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교수는 “강남3구 이외에 여당 입장에서 그나마 해볼 만한 곳이 한강벨트인데 승산이 있는 곳은 동작을 정도"라며 "지난 총선에서 한강벨트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거뒀던 용산도 국민의힘의 수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국민의힘 10석, 민주당 38석’으로 전망했다. 장 소장은 “나경원 후보의 개인 경쟁력이 높은 동작을과 해당 선거구에서 3선을 지낸 전병헌 새로운미래 후보가 출마해 야당 표가 갈릴 것으로 예상되는 동작갑 두 곳 정도가 한강벨트에서 여당이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동작을은 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10~11일) 조사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류삼영 민주당 후보를 50%대 37%로 오차범위(±4.4%포인트)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격전지로는 동작갑·을, 강동갑, 영등포갑·을 등 꼽아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국민의힘이 11, 12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날 기준으로 보면, 국민의힘이 12석을 얻으면 굉장한 선전일 것”이라면서 "'이종섭·황상무' 논란의 여파가 특히 서울에 미치는 여파가 컸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한강벨트에서 동작갑·을과 함께 전주혜 국민의힘 후보와 진선미 민주당 후보가 맞붙는 강동갑이 박빙 선거구라고 지목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국민의힘이 12~15석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한강벨트에서 강동갑은 국민의힘 우세, 강동을은 민주당 우세로 분류했다. 동작갑·을을 여당 우세로, 영등포갑은 여당 박빙 열세, 영등포을은 여당 박빙 우세로 봤다. 최대 격전지로는 마포갑과 중성동갑·을을 꼽았다. 다만 중성동갑은 KBS·한국리서치(18~20일) 조사에서 전현희 민주당 후보(45%)가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28%)를 오차범위(±4.4%포인트) 밖에서 앞섰다. 영등포갑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채현일 민주당 후보는 39%를 얻어 김영주 국민의힘 후보(32%)와 오차범위(±4.4%포인트) 안에서 팽팽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후보는 5%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의 전망은 결이 달랐다. 그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24석 대 24석으로 동률을 이룰 것으로 봤다. 엄 소장은 “국민의힘이 강남3구 8곳 전부와 한강벨트 15곳 중 13곳, 종로나 서대문갑, 동대문갑·을 등지에서 3곳 정도를 더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른 전문가들에 비해 여당에 후한 전망을 하는 것에 대해 엄 소장은 “여당 후보들이 밀리는 개별 선거구 조사보다는 여야 지지율이 팽팽하게 나오는 전국 단위 조사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응답자 확보가 어려운 개별 선거구 조사는 여론조사 응답에 적극적인 야권 성향의 정치 고관여층 답변이 과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남은 17일, 뒤집어질 수도"...망언 리스크, 의정 갈등 변수
전문가들은 이날 본보 인터뷰에 응하면서 단서를 달았다. "선거까지 남은 17일 동안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며 "그 결과 판세가 정반대로 뒤집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강윤 소장은 남은 변수로 “후보들의 망언과 후보 검증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돌발적 악재, 고물가 문제"를 꼽았다. 장성철 소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갈수록 세지고 있는데 구설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신율 교수와 최병천 소장은 의대 정원 확대로 불거진 의정 갈등 수습 여부를 변수로 꼽았다.
민주당은 자칫 오만 프레임에 걸릴 수 있는 만큼 서울 판세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최근의 상승세를 고무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지난주까지 우세가 확실한 지역을 10곳 정도로 봤다. 하지만 김선동 국민의힘 서울시당 위원장은 통화에서 "지난주 국민의힘의 지지율 상승세가 자연적 조정기를 맞은 데다 악재('이종섭·황상무' 논란)까지 겹쳐 침체 국면을 겪었지만 주말을 기점으로 다시 반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여론조사는 지난 10~11일 동작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500명을 상대로 실시됐다. 전화면접 조사 방식으로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성, 연령, 지역별로 가중값을 적용했다. 응답률은 11%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KBS·한국리서치 여론조사는 지난 18~20일 실시됐다. 전화면접 조사 방식으로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성, 연령, 지역별로 가중값을 적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중성동갑은 해당 지역에 사는 만 18세 이상 500명을 상대로 조사했고, 응답률은 9.9%였다. 영등포갑은 해당 지역에 사는 만 18세 이상 500명을 상대로 조사했고, 응답률은 9.8%였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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