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04] 어느 내부 고발자의 죽음
기체 결함으로 계속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보잉사의 조립 공정 문제점을 폭로했던 존 바넷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시의 한 호텔 주차장에서 총상으로 숨진 채 발견되었다. 미국 내 소셜미디어에서는 ‘미국 자본주의가 내부 고발자를 대하는 과정에서 러시아나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나을 게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같은 실망스러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십년간 미국 사회를 강타한 가장 강력한 내부 고발자는 국가안보국(NSA) 소속 프로그래머였던 에드워드 스노든이다. 어릴 때부터 수재로 불렸던 그는 뛰어난 컴퓨터 능력으로 중앙정보국(CIA)을 거쳐 NSA에서 정보 보안 전문가로 일했다. 하지만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는 광범위한 통신 감청 시스템인 ‘PRISM 프로젝트’를 접하게 되면서 자신의 업무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다.
스노든은 이 프로젝트가 다름 아닌 ‘빅 브러더’ 세상 그 자체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고 2013년 영국 더 가디언지를 비롯한 세계 유수 언론에 이 사실을 폭로한다. 오바마 정부는 그에게 국가 기밀을 누설한 간첩죄를 적용했고, 스노든은 여러 나라에 망명을 요청했지만 미국의 전방위적인 외교 압력으로 난항을 거듭하다 유일하게 망명을 받아들인 러시아로 향하게 된다.
이 사건은 많은 뮤지션이 다뤘지만 그중에서 가장 주목할 작품은 일렉트로닉계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장-미셸 자르의 이 연주곡이다. 가사는 존재하지 않지만 중반부에 스노든이 직접 인터뷰하는 대목이 내레이션처럼 깔린다. “숨길 것이 없다고 개인의 사생활 권리에 신경쓰지 않는다면 말할 것이 없다고 표현의 자유 따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Saying that you don’t care about the right to privacy because you have nothing to hide is no different than saying you don’t care about freedom of speech because you have nothing to 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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