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표단, 중국에서 고위급 잇따라 면담
왕이와 ‘김일성 나무’ 앞 기념촬영
중국 방문 후 베트남·라오스행
김성남 조선노동당 국제부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이 베이징에서 중국 고위급 인사 4명을 잇따라 만났다.
중국 외교부는 24일 왕이 중국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전날 김 부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을 만났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김 부장에게 “중국과 북한의 전통적 우의를 유지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 중국의 당과 중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라며 “‘북·중 우호의 해’를 잘 운영하고 각 분야의 실무적 협력을 확대하고 양국 관계의 더 밝은 앞길을 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북·중 우의는 양국 공동의 전략적 자산”이라며 “북한의 사회주의 사업에 대한 중국의 지지에 감사하며 대만, 신장, 홍콩 등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사진 없이 왕 부장과 김 부장이 만났다는 사실과 양측 발언 내용만 전했다. 반면 ‘당 대 당’ 외교를 담당하는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본부는 왕 부장이 김 부장과 이용남 주중 북한대사,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 자오스퉁 대외연락본부 부부장 등과 함께 댜오위타오 국빈관 12호각 앞 이른바 ‘김일성 나무’ 앞에서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김일성 나무’는 김일성이 1959년 10월 북·중 수교 10주년을 기념해 베이징을 방문해 심은 가문비나무를 말한다.
김 부장은 앞서 중국 공산당 고위급 인사들을 연달아 만났다. 김 부장은 지난 21일 중국 공산당 서열 4위인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당 대 당’ 외교를 총괄하는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본부장도 만났다. 김 부장은 22일에는 ‘당 서열 5위’인 차이치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을 만났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장은 특히 직급상 자신의 맞상대인 류 부장에게 “우리 당의 대미, 대적투쟁로(노)선과 정책에 대하여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국을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한 방침에 관해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베이징을 찾은 김 부장은 과거 김정일의 방중을 사전에 조율했던 인물이다. 김 부장의 이번 방중으로 북·중 정상회담의 세부 내용을 조율했을지 여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북·중 수교 70주년인 2019년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집권 후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났다. 대선을 앞둔 미국에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5년이 흘렀으며 수교 75주년을 맞은 올해 김 위원장의 중국 답방설이 나오고 있다.
중국 일정을 마친 북한 대표단은 베트남, 라오스로 향할 예정이다. 북한 대표단의 이번 과거 공산권 국기 방문은 한국과 쿠바 수교에 맞대응하는 성격이라고 해석된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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