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강북을 후보 두차례 교체·세종갑 무공천…'부실 검증' 도마위

강주희 기자 2024. 3. 2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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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논란 이영선 세종갑 후보 공천 취소
이재명 "당·국민 속이는 사람 국회 입성해선 안돼"
강북을 정봉주→조수진→한민수 공천 잇단 번복
"국민 눈높이 안맞아 결단"…검증책임론은 불가피
현역 박용진 배제는 상수… 결국 '비명횡사' 희생양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역 인근을 방문해 시민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을 목전에 두고 부적절한 논란을 초래한 일부 지역구 후보들의 공천을 취소하거나 번복, 부실 검증 책임론을 면치 못하게 됐다.

24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은 지난 23일 이영선 세종갑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고 제명하기로 했다. 이 후보가 다수의 주택을 보유하고도 이를 허위 신고해 당의 공천 업무를 방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하면서 자신의 재산이 1억1962만2000원이라고 신고했다. 그러나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전국에 아파트 4채와 오피스텔 6채, 상가 1채, 임차권 1건 등 모두 38억287만원의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의 부동산 보유 유형은 임차 보증금과 대출금으로 매입하는 '갭투자' 방식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이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로부터 위임 받은 비상징계 권한으로 재산 허위 신고를 한 이 후보의 공천을 철회하고 제명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 대표는 "국민에게 모범이 돼야 할 의원이 갭투기로 국민들에게 절망감을 주고, 심지어 공당 공천 심사를 하는데 당과 국민을 속이는 사람은 우리가 의석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국회로 들어오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로 팔 하나를 떼어내는 심정으로 고통스럽고 안타깝지만 무공천하는 조치를 취했다"며 "당이 검증을 제대로 못한 것도 있지만 현 제도상의 한계 때문에 검증을 할 수가 없다"고 해명했다.

총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일으킨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는 게 이 대표의 해명이다. 특히 세종갑은 지난 총선에서 홍성국 민주당 후보가 56.5%의 득표율로 김중로 미래통합당 후보(32.79%)를 이기는 등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이 후보는 4인 경선 끝에 공천장을 받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부동산 투기에 비난을 아끼지 않았던 민주당이 이 후보 같은 부적격자에게 공천을 준 것을 두고 사실상 당의 검증 기능이 허술하게 작동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시스템 공천을 스스로 훼손한 셈"이라며 "제도에 책임을 돌리는 건 물타기"라고 말했다.

민주당 공천 파동의 '뇌관'이자 비명횡사의 '정점'으로 꼽혔던 서울 강북을은 한 달 사이 후보가 두 차례나 낙마하는 촉근이 벌어졌다. 막말, 성범죄자 변호 등 각종 논란으로 공천이 번복됐고, 이 과정에서 이 지역 현역인 재선 박용진 후보는 '비명 찍어내기'라는 공천 시스템의 희생양이 됐다.

앞서 민주당은 경선에서 박 의원을 이긴 정봉주 후보의 과거 '목발 경품' 발언과 거짓 사과가 논란이 되자 지난 14일 정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이어 추가 후보 공모를 통해 박 의원과 조수진 후보 간 2인 경선을 진행했지만 이번엔 조 후보의 과거 성범죄자 변호 이력이 도마에 오르자 부랴부랴 자당 대변인인 한민수 대변인을 전략 공천했다.

이를 두고 후보 검증에 미흡함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일자 민주당은 "사전에 검증 절차 과정에서 (조 후보의) 변호 인력을 검증하지 못한 건 사실"(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 "진통을 성장통으로 만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강민석 대변인)며 자세를 바짝 낮췄다.

후보 검증에 연달한 실패한 이 대표도 "국민의 뜻을 존중하는 게 맞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마지막 남은 이 기회에 가장 검증되고 당원과 국민들이 용인할 수 있는 후보로 정했다"며 "한민수 후보는 아주 오래 전에 당에 영입된 언론인 출신 인사로 긴 시간 당을 위해 헌신해왔다"고 치켜세웠다.

일각에선 공천 취소·번복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미 공천에서 배제된 사람들 외에도 결격사유를 안고 있는 후보들이 남아있다"며 "상대당에서 우리당 후보들에 대한 공세를 지속할 경우 최악의 경우 또다시 공천을 취소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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