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대화’ 언급에 엇갈리는 의료계···“긍정적 신호”vs“증원 철회 먼저”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정부에 의사들과 대화를 추진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 의료계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신호”라는 반응도 있지만 “2000명 증원 철회가 먼저”라고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공의에 대한 압박 중 일부를 중단한 것과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부분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서울의대교수 비대위는 “협의체에서 논의할 의제와 협의체 구성 및 운영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신속히 마련해주기 바란다”며 “상호 신뢰를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의대 증원 조치를 잠시 중단하고 신중히 재검토해주길 요청한다”고 했다.
반면 ‘증원 철회’가 우선이라며 계획대로 사직서를 낼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의대 교수들도 있다. 김미나 울산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연합뉴스에 “2000명 증원을 철회하고 대화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대로 갈(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새벽 전체 의대교수 회의를 개최한 뒤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던 고대 의대 비대위 역시 계획대로 사직서를 낼 예정이다. 임춘학 고대 의대 비대위원장은 “구체적인 것도 나오지 않은 상태인 데다 ‘2000명 의대 정원’은 배분이 끝난 상황”이라며 “‘2000명’ 철회 없이는 사직서 제출 계획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의협 회장 유력 후보로 꼽히는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교수들의 만남에 관해 “(정치권과 대화의 물꼬가 트인 건)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전공의와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수용 가능한 내용이어야 (합의가) 되는 것이고 기존에 정부가 의사들에게 모욕을 줬던 필수의료 패키지와 의대 증원 2000명의 전면 백지화도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50분가량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한 위원장은 “국민들이 피해 볼 수 있는 상황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정부와 의료계 간 건설적 대화를 중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저녁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전의교협이 국민의힘과의 간담회에서 정부와의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전공의 보호’가 교수들의 집단 사직 명분이었던 만큼 정부와의 대화로 ‘면허정지’ 문제가 해결되면 교수들의 향후 대응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전의교협은 한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오간 대화 내용을 25일 브리핑에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national/health-welfare/article/202403241852001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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