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임주현 사장 “OCI 통합 후 3년간 주식 처분 안할 것...형제들, 웃돈 얹어 팔려하지 말라”

김명지 기자 2024. 3. 2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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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입장문
임종윤에 “266억원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
“형제들, 1조원 투자 유치 계획 정확히 밝혀야”
“자사주 취득과 소각, 주주환원 정책 논의할 것”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사장./한미약품 제공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미그룹 대주주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OCI그룹과의 통합 이후 3년간 대주주 주식을 처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미그룹은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아내 송영숙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사장, 장남 임종윤 사장과 차남·임종훈 형제가 OCI그룹과 통합을 두고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임주현 사장은 형제들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지분을 비싸게 매각하려는 생각만 한다고 비판하고, 형제들에게도 3년간 주식을 처분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임주현 사장은 24일 입장문을 내고 OCI와의 통합 후 3년간 주식 처분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임 사장은 “OCI그룹-한미 통합의 대전제는 어머니와 임 사장의 지분을 프리미엄 없이 양도하는 것이었다”라며 이는 한미그룹의 경영을 기존 경영진에게 맡기기 위한 조건이었고, 창업주인 아버지 고(故) 임성기 회장의 신약개발 전통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주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주가 하락의 가장 큰 리스크는 상속세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 사장은 “이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OCI와의 통합을 통해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라며 “그런데, 오빠와 동생은 새로운 자금이 회사에 수혈되는 것을 막으면서, 노골적으로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 받고 매각할 생각만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임주현 사장에 따르면 OCI그룹 이우현 회장은 임종윤 사장을 만나 한미그룹 경영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임주현 사장은 “형제들이 이런 사실은 숨기고, 한미-OCI통합이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의 사익을 위한 경영권 매각이라고 운운하며 회사를 욕보였다”고 말했다. 임주현 사장은 OCI와 통합이 마무리되더라도 형제들의 지분율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임주현 사장은 형제들이 ‘1조원 투자 유치’ ‘시총 200조 원 기업 육성’과 같은 비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주주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형제들이 재무건전성이 의심되는 코리그룹, 디엑스브이엑스와의 한미그룹의 합병을 시도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한편, 형제들에게 채무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주주들에게 공언한 1조원 투자 유치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나아가 장남인 임종윤 사장에게는 “무담보로 빌려준 채 돌려받지 못한 266억원의 대여금을 즉시 상환해 달라”라며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임 사장은 최근 형제 편에 선 신동국 한양정말 회장에게는 OCI와 통합과 관련한 정보를 미리 알리지 않은 것에 사과의 뜻을 전하고 “한미그룹의 미래를 위해 계속해서 지지해 달라”고 부탁했다.

조선DB

임주현 사장은 주주들에게는 OCI와의 통합 거래 이후의 과정을 통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OCI와의 통합이 마무리되면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을 논의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주주가치 제고를 제1의 경영원칙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아내인 송영숙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사장의 OCI통합 결정에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사장이 반대하며 대립하고 있다.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현 이사회와 임종윤·종훈 사장이 각각 제안한 양측의 신규 이사 후보들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인다. 주총에서 임종윤 사장 측의 후보들이 이사로 선임되면 두 형제가 경영권을 쥐면서 한미그룹과 OCI통합에 제동이 걸린다.

이들이 격렬하게 대립하는 것은 지분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을 비롯한 모녀의 지분은 21.86%, 형제의 지분은 20.47%다. 지분 11.52%를 보유한 신 회장이 형제의 손을 들어줬지만, 주주 총회 표대결 결과는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지분 7.66%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지분 3% 가량을 차지한 외국인, 가현문화재단(지분 4.9%) 임성기 재단(지분 3%)의 지분을 표대결에서 어떻게 산입할 것인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이날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한미정밀화학 임직원 약 3000명이 모인 한미사우회는 보유 주식 23만여 주에 대해 이번 주주총회에서 ‘통합 찬성’으로 결의하기로 했다. 결국 이들은 주총까지 각자 우호 지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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