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수장 자리 놓고 임현택 vs 주수호 결선행…"누가 되든 날카로운 칼"
정부와 의사들 간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26일 제42대 대한의사협회를 이끌 새 회장을 뽑는다. 강경파 중의 강경파로 꼽히는 임현택 후보와 주수호 후보가 최종 결선에 오르면서 누가 되든 의협이 강력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에 맞설 칼이 더 날카로워진다는 얘기다.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2일 진행한 회장 선거 전자투표 결과 임현택 후보와 주수호 후보가 1, 2위를 차지했다. 개표 결과 최종 투표율은 66.46%로 의협에 소속된 13만7928명 의사 가운데 회비를 낸 5만681명의 유권자 중 3만3684명이 투표했다.
기호 3번 임현택 후보는 35.72%(1만2031표), 기호 2번 주수호 후보는 29.23%(9846표)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그 뒤는 기호1번 박명하 후보가 16.83%(5669표), 기호 4번 박인숙 후보가 15.53%(5234표), 기호 5번 정운용 후보가 2.68%(904표)로 뒤를 이었다.
의협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1차 결선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1, 2위 후보에 한해 25~26일 결선 투표를 치르고 26일 당선자를 확정한다. 새 의협 회장의 임기는 3년이며, 제한 없이 연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1위를 차지한 임현택 후보가 기호 1번으로, 2위를 기록한 주수호 후보가 기호 2번으로 25~26일 이틀간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됐다. 기호 3~5번에 투표한 비율이 35%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유권자의 표심이 회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임 후보와 주 후보는 의협 내 강경파 중의 강경파로 불린다. 이들 모두 전공의 집단 사직 교사 및 방조 혐의 등으로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을 정도로 대정부 투쟁의 한가운데 서 있다.
현재 1위인 임 후보는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으로 기피과이자 필수의료과인 소청과의 현실을 알리는 데 주력해왔다. '입틀막 퇴장 의사'로도 유명하다. 그는 지난 2월 1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해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을 주제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민생 토론회장을 찾았다가 '자리를 옮기라'는 대통령 경호처 직원의 요구에 불응했다가 입을 틀어막힌 채 끌려 나갔다. 그는 이날 정부의 '필수 의료정책 패키지'에 반발하는 뜻을 전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 후보는 지난 15일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도 "당선인 신분으로 전국 의사 총파업을 주도하겠다"며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고 투쟁을 이끌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임 후보는 선거 공약에서 △의사면허 취소법 개정 △CCTV 설치법 개정 △진료보조(PA) 간호사의 의사 대행 금지 등에 대한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주수호 후보는 외과 전문의이자 의협 회장 '경력직'이다. 2007~2009년 제35대 의협 회장을 지내본 주 후보는 이번 의대 증원 정책 발표 이후 의협 비대위에서 언론홍보위원장을 맡아 정부에 강도 높은 발언들을 쏟아내왔다. 특히 주 후보는 지난 20일 경찰 조사에 출석하면서 "14만 의사들과 윤석열정권 퇴진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선거 공약으로 △복지부 장·차관과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의 즉각 파면 요구 △업무개시명령 철회 및 사과 요구 등을 내걸었다.
하지만 주 후보는 선거기간 중 과거 음주운전 사망사고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선거권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의협 선거관리 규정상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날에서 5년이 지나야 피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2016년 8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주 후보는 집행유예가 끝난 2019년 8월에서 5년 뒤인 2024년 8월이 지나야 피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의협 선관위는 지난 15일 주 후보 피선거권 인정 여부에 대해 표결을 거친 후 '후보 유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노환규 전 의협회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수호 후보는 대학 2년 선배이며 개인적으로 가까운 형"이라고 소개하면서도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음주사망사고의 범죄경력을 (주 후보가) 적어내지 않았다는 건 회원들에게 허위정보를 제공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 눈 안의 들보를 못본 채 외면하는 건 민주당에서 일어나는 일과 다르지 않다"며 "의협 회장 자리는 시민들로부터 윤리적 비판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 의사라는 직업군 전체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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