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포기 부추기는 신혼특공…“10억 분양가 넘사벽인데 특공 많으면 뭐해”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손동우 전문기자(aing@mk.co.kr) 2024. 3. 2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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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특공이 많으면 뭐하나요. 분양가 자체가 '넘사벽'인데. 집만 생각하면 결혼 생각이 싹 달아나요."

분양가가 뛰면서 신혼부부가 청약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해도 분양가가 높으니 보통 신혼부부에겐 '그림의 떡'이다.

경기 수원 영통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무리 삼성 직원이 많아도 10억 분양가를 감당할 신혼부부가 얼마나 많겠냐"며 "집도 돈도 없는 신혼부부한테 요즘 분양가는 '영끌'해도 방법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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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發 주택시장 혼돈
서울 평균 11억, 지방 5억
신혼부부 청약시장서 밀려나
[사진=연합뉴스]
“신혼 특공이 많으면 뭐하나요. 분양가 자체가 ‘넘사벽’인데. 집만 생각하면 결혼 생각이 싹 달아나요.”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 김모 씨는 올해 관심 지역 청약을 모두 포기했다. 직장에 있는 수원지역 신혼특공을 기다렸는데 문제는 분양가였다. 최근 4개월간 공급된 수원아파트 3곳의 분양가는 8억6000만원~10억원(전용84㎡)에 달했기 때문이다. 옵션 품목 등을 포함하면 신생아 특례대출 등 신혼부부에 대한 정부 정책지원 기준 9억원을 훌쩍 넘긴다. 김 씨는 “분양가가 너무 빨리 올라 이번 생애 내 집 마련은 못할 것 같다”고 낙담했다.

분양가가 뛰면서 신혼부부가 청약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지난해 서울 평균 분양가는 11억2000만원, 지방도 5억400만원에 달한다. 5년 전보다 30% 이상 뛰었다. 2019년만 해도 지방에서는 3억원대로 국민평수(전용84㎡) 신축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제는 ‘인구소멸 지역’에서도 5억원 이하 분양가는 없다. 가뜩이나 저출생 위기가 커져가지만 ‘넘사벽’ 집값에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는 MZ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년간 집값은 내리막이었지만 분양가는 급등했다. 건설비 때문이다. 자재비, 인건비 등 공사비가 급격히 뛰며 분양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대표적 건설자재인 시멘트는 최근 3년새 40% 넘게 올랐다. 층간 소음 기준 강화, 제로에너지 대상 확대 등 건설 기준이 강화되며 건축비는 더 늘었다.

분양가가 급등하자 신혼 특공 미달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분양한 영통자이센트럴파크는 일반공급은 경쟁률 최고 10대1에 달할 정도로 인기였지만 신혼부부 특공은 121가구 모집에 대거 미달이었다.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해도 분양가가 높으니 보통 신혼부부에겐 ‘그림의 떡’이다.

경기 수원 영통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무리 삼성 직원이 많아도 10억 분양가를 감당할 신혼부부가 얼마나 많겠냐”며 “집도 돈도 없는 신혼부부한테 요즘 분양가는 ‘영끌’해도 방법이 없다”고 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혼부부 주거 정책을 큰 틀에서 새롭게 짜야한다”며 “자산형성이 안된 신혼부부가 낮은 주거비로 쾌적하게 살면서 부담없이 출산과 육아를 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결혼과 출산율 급전직하의 주범중 하나가 집값이다. 지난해 혼인건수는 19만4000건으로 3년째 20만건을 밑돌았다. 10년 전인 2013년(32만건)보다 40%가량 급감했다. 합계출산율은 0.72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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