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록 별것 없긴 한데"…LG에서만 762G, 정주현의 울컥했던 은퇴식

김민경 기자 2024. 3. 24. 18:1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LG 트윈스 정주현 코치(오른쪽)가 은퇴식을 진행했다. 친구인 한화 이글스 채은성이 꽃다발을 전달했다. ⓒ LG 트윈스
▲ 왼쪽부터 최동환, 채은성, 정주현, 오지환. 넷은 선수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다. ⓒ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이천에 있는데 후배들이 내 기록을 보더라고요. 별것 없긴 한데."

정주현 LG 트윈스 잔류군 주루코치는 은퇴식 소식에 머쓱한 감정부터 들었다. 기쁜 마음이 들기 전에 부담스러운 감정이 앞섰다. 스스로 평범한 선수 생활을 했다고 생각해서다. 정주현은 대구고를 졸업하고 2009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36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 동안 프로 생활을 하면서 오직 LG 선수로 통산 762경기에 나섰다. 타율 0.237(1653타수 392안타), 18홈런, 153타점, 260득점, 68도루로 커리어를 마감했다.

성적표가 화려하지 않아도 정주현은 LG에서 충분히 박수받고 떠날 만했다. 고등학교 졸업반이던 2008년 오지환(LG)과 함께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로 참가했고, 오지환과는 LG에서 주전 2루수와 유격수로 키스톤 콤비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LG는 그런 정주현을 "팀에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고 기억했다.

정주현은 2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 앞서 은퇴식에 참석했다. LG는 감사패, 기념 액자, 꽃다발, 사인 유니폼 액자 등을 전달했고, 전달식 이후에는 시구까지 진행했다. 마침 타석에는 LG 입단 동기이자 지금은 한화 주장인 채은성이 들어서 의미를 더했다. 채은성과 정주현, 오지환, 최동환(LG) 등 4명은 지금까지 절친한 사이다.

정주현은 은퇴식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은퇴식이) 부담스러워서 최대한 간단하게 해달라고 (구단에) 이야기했다. 해보니까 울컥하긴 한다. 내 영상은 괜찮았는데, 가족들 영상을 보니까 조금 놀랐다. 울컥했다"고 되돌아봤다.

시구할 때 채은성이 함께해 울컥하기도 했다. 정주현은 "우리 넷(채은성, 오지환, 최동환)이 단체 채팅방이 있다. 어제(23일)부터 많이 놀리더라"고 말하며 웃은 뒤 "(채은성이 시구할 때) 계속 홈플레이트 쪽으로 붙어서 맞힐까 봐 조금 떨어지라고 했다"고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채은성은 그런 정주현에게 "입단 동기이고 가장 오래 함께 지내온 선수였는데, 은퇴 시구에 타석에 서니 기분이 남달랐다. 은퇴 영상을 볼 때는 먹먹해졌다. 이제 그동안 받았던 많은 스트레스를 조금 걷어내고 선수 생활을 하며 배우고 느낀 점들을 후배들에게 잘 전달하는 좋은 지도자가 되길 응원하겠다"고 말하며 박수를 보냈다.

정주현은 이제 2개월차 코치가 됐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었으나 본인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은퇴하기 이르다)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선수를 더 하면 좋긴 좋은데 그런 상황이 안 좋았고 다른 팀에 가기가 싫었다. 그래서 좋은 기회(코치)가 왔을 때 일찍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 LG 트윈스 정주현 은퇴식 ⓒ LG 트윈스
▲ LG 트윈스 정주현 은퇴식 ⓒ LG 트윈스

선수 생활이 화려하진 않았어도 다양한 경험을 쌓은 덕분에 후배이자 제자들에게 줄 수 있는 도움도 많다고. 정주현은 "이천에 있는데 후배들이 내 기록을 보더라. 별것 없긴 한데, 어쨌든 2군에서도 1군에서도 많이 뛰어봤다. 주전도 해보고, 2군 생활도 많이 해보고 해서 경험은 그래도 많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잔류군에서 주루를 보고 있는데, 주루도 알려줄 수 있고, 내외야 수비도 알려줄 수 있다.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본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이며 미소를 지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으로는 LG가 통합 우승을 달성한 지난해를 꼽았다. 그는 "작년에 우승했을 때 경기는 많이 못 뛰었지만, 1년 동안 쭉 있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는 2019년 준플레이오프가 생각났다. 그때 잘했으면 더 올라갈 수 있었는데 라는 생각도 든다"고 회상했다.

코치 생활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정주현은 "2개월차인데 진짜 힘들다. 선수 때는 그냥 진짜 밥상을 차려주면 떠먹기만 했는데, 코치는 그 전에 훈련 준비부터 끝나고 준비, 또 내일 준비 이런 것들이 정말 힘든 것 같다. 혼자 있지도 못한다. 선수들은 쉴 시간도 있는데, '코치님들이 정말 고생 많이 하셨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컴퓨터로 하는 서류 작업은 새로운 난관이다. 정주현은 "처음 하는 일이니까. 어떻게 하는 것인지도 처음에는 몰랐다. 지금도 컴퓨터를 많이 배우고 있다. 훈련 외에는 다 컴퓨터에 시간을 쓴다. 인터넷 강의도 듣고, 직원들 가운데 컴퓨터를 잘하는 직원이 있으면 물어보면서 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주변의 응원을 받아 정주현은 이제 인생 2막을 제대로 시작해 보고자 한다.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1군에서 빛을 볼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정주현은 "2군에 있는 선수들이 많다. 선수 때는 몰랐는데,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정말 많다. 그런 선수들이 잘됐으면 좋겠는데, 마음처럼 안 될 때마다 내가 다 속상하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내가 더 움직이면 그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같더라. 내가 더 많이 움직여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한 정주현 ⓒ 잠실, 김민경 기자
▲ 은퇴식 사인을 진행한 정주현 ⓒ LG 트윈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