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혁신 과기정책을 말한다] 전략기술과 안보, 과기정책 핵심

2024. 3. 2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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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모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과학기술외교안보연구단장

'Critical'이라는 용어는 1920년 특정 제품의 해외수입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이 미군의 취약점으로 판단되면서 미국에서 생겨났다. 당시 미 의회는 군사적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전략물품'(critical materials)'을 비축해둘 것을 요구했다. 이 개념을 확정하면서 특정 기술은 군사력 확보뿐 아니라 경제성장의 핵심으로도 중요하다고 판단한 미 의회는 1989년 '퍼블릭 로'(Public Law 101-189)를 통해 '크리티컬 테크놀러지'(critical technology)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이 법률에 따르면 크리티컬 테크놀러지는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의 국가안보 또는 경제적 번영을 위해 필수적인 기술로 정의하고 이러한 기술의 생산능력은 미국에서 유지·개발돼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 법의 다른 이름은 '국가 경쟁력 기술 이전법'이다. 민관 협력 연구개발 협정을 통해 획득되거나 만들어진 정보·혁신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보호돼야 하는 의무와 핵무기 연구소에 대한 기술이전 임무 제공을 핵심으로 한다. 국방과 밀접히 관련된 전략기술의 연구개발 활동에 민간 주체 참여를 독려하고 이들이 생산한 결과물을 보상하기 위한 지적재산권을 인정하는 법률이라 할 수 있다.

1991년 미 국립 엔지니어링아카데미(National Academy of Engineering)는 '기술혁신을 통한 경제성장'이라는 대명제 달성을 위해 미 전략기술을 중심으로 연방 연구기관의 임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책적 권고를 제안했다. 첫째 연방 연구기관의 전략기술 관련 연구 의제 설정에 산업계 참여 활성화, 둘째 산업 연계성이 높은 기술에 대해 특정 연구기관을 선별해 산업계와 연구의제 공동 설정, 셋째 연방 연구기관의 산업계로의 기술이전 자금조달 및 관련 정책(예: 라이선스 및 지식재산권) 강화, 넷째 산업계와 연방 연구기관 간 인력교류 활성화 및 더 많은 협력 연구, 다섯째 연방 연구기관을 통한 과학기술인재 교육·훈련이다.

미 전략기술의 혁신 적용은 미국 패권 모델의 확장을 일으켰으며 시스템적 관점에서 혁신 프로세스 내 활동(예: 연구·개발·제조·마케팅)과의 연계성 높은 니즈를 밝혀낼 목적으로 전략기술을 이해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미 전략기술은 새로운 정책적 연계성과 함께 논의되어 온 것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신(新)안보시대 전략기술 진단분석체계 연구'(2023)는 전략기술의 선정·진단·평가 체계를, 특정 기술을 선별해 투자·개발·육성 등의 필요성에 대해 여러 이해관계자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주요 기반으로 정의하고 기존 전략기술 선정 체계와의 차별성을 외교·안보 영역 지표 강화를 통해 꾀했다.

전략기술의 선정·진단·평가 체계는 '많은 기술 중 왜 그 특정 기술에 투자하고 그 기술을 개발·육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하며 이는 기술주권 정책의 일부라 할 수 있다. 기술주권은 전략기술의 선정·진단·평가 체계를 통해 특정 기술의 안보전략성을 확인한 것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 반드시 적합한 정책적 수단을 마련하고 이를 적용해 특정 기술의 투자·개발·육성·활용으로 신안보적 위협에 실제 대응하는 수준까지 도달해야 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먼저 알아보아야 할 것은 해외 주요국들이 경제·기술 분야에서 '안보' 개념을 정책 의제화하는 메커니즘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만의 경제·기술 분야 내 '안보' 개념을 정의함으로써 신안보적 위협을 발굴하고 이에 대응하는 전략기술 개발·혁신을 위한 새로운 정책적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려는 제도적 인센티브는 대개 초기 단계에서 과학기술의 발전이 사회적으로 어떤 도전을 해오는지에 대해 기술개발자, 위험평가자, 윤리학자 및 정책분석가 간의 조사·토론 기회를 창출하지 않는 쪽으로 작동한다. 신흥기술이 국내외 주권에 도전해오는 문제, 즉 기술주권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준비·대응·회복·적응 방법과 관련된 결정을 내리는 주요 이해관계자가 국민안전문제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기존에 고려하지 않았던 영역의 새로운 정보를 활용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신흥기술로 인해 위협받을 수 있는 주권을 지키는 정책은 신흥기술이 주는 새로운 도전과제를 잘 파악하고 수용하며 위협의 범위가 세계화됨으로써 발생하는 다양한 특성이 반영되도록 계속 업데이트돼야 한다.

STEPI Outlook 2024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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