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연중 최고치… 반도체·은행 볕들자 개미 리턴

신하연 2024. 3. 2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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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공여잔고 6개월만 19조 넘겨
제주銀 등 저PBR·반도체株 급증
반도체 호실적 기대감에 투심자극
사진 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23개월 만에 2750선을 회복한 가운데 증시를 떠났던 개미들이 다시 돌아오는 분위기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공여 잔고는 지난 21일 기준 19조516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중 최고치로, 지난달 초 17조7363억원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연초 17조~18조원 수준에서 머물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달 14일 처음으로 19조원을 돌파한 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 잔고가 19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초 이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꼽히는 투자자예탁금은 52조6355억원으로 이달 초 57조8000억원대에서 하락하다가 19일 51조7520억원을 찍고 반등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 찾지 않은 자금으로, 그 규모를 통해 주식 투자 열기를 가늠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 거래대금 역시 14조136억원으로 연초(9조6282억원) 대비 45% 이상 늘었다. 지난 2월 기록한 연중 최고치(14조3682억원, 2일)와 유사한 수준이다.

신용 잔고가 급증한 종목 중에서는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관련주와 최근 증시 상승을 견인한 반도체주 등이 눈에 띈다.

제주은행의 경우 신용융자잔고 주식 수가 126만4487주로 월초 대비 80% 가까이 치솟았고 우리금융(169만1199주)도 34.22% 증가했다.

제주은행은 PBR 개선 기대감에 연초 이후 주가가 55% 이상 상승했고, 우리금융의 경우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잔액이 415억원에 불과해 배상 관련 영향이 거의 없어 타은행 대비 순익 증가 폭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SK하이닉스(229만7060주) 신용융자잔고 주식 수가 같은 기간 45.83% 급증했고, 한미반도체(104만2599주)도 6.25% 늘었다.

특히 금액 기준 SK하이닉스 신용잔고는 3132억7000만원으로 2021년 10월 18일(3227억5000만원) 이후 2년 5개월 만의 최대 규모로 늘었다. 대장주 삼성전자 신용잔고 역시 5084억4000만원으로 2022년 10월 25일(5463억8000만원)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으로, 이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미국 마이크론의 호실적에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HBM(고대역폭 메모리)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한 영향이다.

이 외에도 삼성SDI(53만4373주), 기아(108만420주), NAVER(104만2599주) 등이 각각 19.7%, 13.31%, 12.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외국인은 코스피를 3조원 가량 순매수했는데, 전기전자 업종에만 3조2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며 "외국인의 반도체·저PBR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은행·반도체주에 대해 전반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분위기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주가 연초 이후 30% 넘게 상승하는 등 단기적으로는 다소 과열 양상으로 보이지만 과거처럼 급등 후 다시 반락하는 양상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은행 평균 PBR이 0.4배 내외에 불과해 중장기 매력이 여전히 매우 높고, 밸류업 모멘텀이 부각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 수준을 반영해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정상화되는 수순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후발주자인 마이크론을 통해서도 재차 확인 될 만큼 반도체 산업 확장세가 빠르고 강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기술 및 점유율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유지하고 후발주자들의 산업 진입 기대감 형성과 함께 삼성전자의 부각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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