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지역구 경쟁률, 민주화 이후 최저치···원인은?
오는 4.10 국회의원 선거 지역구 후보 간 경쟁률이 민주화 이래 역대 최저 수치로 나타났다.
24일 중앙선관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 254개 지역구에 접수한 후보자는 총 699명으로 2.8 대 1 경쟁률을 보였다. 민주화 이전인 1985년 제12대 총선 때 2.4 대 1 이후로 39년 만의 최저치다. 최근 총선 지역구 경쟁률은 21대 4.4 대 1, 20대 3.7 대 1이었다.
경쟁률 하락은 제3당 소속 또는 무소속 후보자 수가 감소한 탓으로 풀이된다. 거대 양당은 거의 모든 지역구에 후보자를 냈기 때문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254명으로 모든 지역에 후보자를 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246명 후보자를 접수했다.
제3당 중엔 50명 이상 후보자를 낸 곳도 없었다. 최다 후보자를 낸 개혁신당이 43명이고, 새로운미래 28명, 진보당 21명, 녹색정의당 17명, 자유통일당 11명 순이다. 무소속은 58명이다. 제3지대 정당 중 가장 지지율이 높은 조국혁신당은 지역구 후보자를 한 명도 내지 않았다. 진보당은 민주당과 단일화했다.
국민의당이 제3지대 돌풍을 일으키고 171명 후보를 냈던 20대 총선, 국가혁명배당금당이 235명 후보를 배출해 눈길을 끌었던 21대 때와는 다른 풍경이다. 실제 유의미한 투표로 이어지지 않은 배당금당 후보를 제외해도 21대 총선 때는 정의당 75명, 민중당 59명, 민생당 58명 등 지역구 후보를 상당수 낸 정당이 여럿 있었다.
그 결과 절반 가까운 지역에서 양자 대결이 벌어지게 됐다. 총 123곳으로, 전체 254개 지역구 중 48%에 해당한다.
제3 후보의 급감 원인으로 기존 제3지대 정당의 쇠락이 일단 거론된다. 21대 때 수십명 후보자를 냈던 정의당이 획득한 지역구 의석은 1석에 불과했고, 4년 새 당세가 꾸준히 하락해 이번 총선 땐 직전 대비 23% 수준의 지역 후보자를 내게 됐다.
무당층 내지 중도로 분류되는 유권자 수가 적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일부 여론조사에서 무당층은 3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의 존재와 제3지대를 지지 여부는 별개였다. 여기에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합당·분당 드라마가 겹쳤다. 두 당은 기대 만큼 거대 양당 탈당파를 끌어 모으지 못했고, 창당 초창기 20석 이상 확보를 자신했던 개혁신당은 지지율 3~5% 수준에서 공회전하고 있다.
이번 총선 가장 많은 후보가 몰린 지역구는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로, 모두 7명이 등록했다. 현역 의원인 국민의힘 최재형 후보와 고 노무현 대통령 사위인 민주당 곽상언 후보, 개혁신당 금태섭 후보 등이 이름을 올렸다.
출마자가 아예 없거나 단독 출마한 지역은 없었다. 지역구 최저 경쟁률은 2대1로, 양자 대결은 총 123곳에서 펼쳐진다. 이는 전체 254개 지역구 가운데 48%에 해당한다.
지역구 출마자 699명은 남성 600명, 여성 99명(14%)으로 성별 편중 현상을 보였다. 평균 연령은 56.8세로 4년 전인 21대 총선 후보 평균 연령인 54.8세보다 2세 많아졌다. 최고령은 올해 85세인 경북 경주에 출마한 무소속 김일윤 후보, 최연소자는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의 민주당 우서영 후보(1996년 1월1일생, 만 28세)다.
직업별로 보면 국회의원을 포함한 정치인은 451명으로 전체의 65%에 달했다. 이는 자신의 직업란에 정치인이나 정당인, 국회의원 등을 기재한 경우다. 변호사는 57명(8%), 교수·강사는 38명(5%), 의사·약사는 9명(1%)이었다.
46개 의석을 두고 경쟁하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는 38개 정당이 등록했다. 경쟁률은 5.5대 1이다. 지난 21대 총선 비례대표 경쟁률 6.6대 1보다 떨어졌고, 20대 총선 경쟁률 3.4대 1보다는 올라갔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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