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사당 난입 지지층은 ‘애국자·인질’… 美대선 앞두고 극단 치닫는 선거운동

이민경 2024. 3. 24. 13:1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끔찍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은 1월6일 '인질'들을 위해 기립합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례했고 스피커에선 2021년 1월6일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폭도들이 부르는 국가가 흘러나왔다.

WP가 대선 기간 동안의 연설을 분석한 지난해 11월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사당 난입으로 기소 또는 유죄 판결을 받은 폭도들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끔찍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은 1월6일 ‘인질’들을 위해 기립합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회 현장에서 나온 진행자의 안내멘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례했고 스피커에선 2021년 1월6일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폭도들이 부르는 국가가 흘러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열린 집회에서 이들을 ‘애국자’와 ‘인질’로 부르며 “(대통령) 취임 첫날 이들을 사면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021년 1월 6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모습. A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다가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 결집 움직임이 강화하고 있다.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를 일으킨 폭도들을 ‘정치범(political prisoners)’이라고 불렀던 과거와 달리 이들을 ‘애국자’와 ‘인질’로 칭하며 이들을 자신을 일치시키려는 모양새다.

WP가 대선 기간 동안의 연설을 분석한 지난해 11월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사당 난입으로 기소 또는 유죄 판결을 받은 폭도들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처음 이들을 ‘인질’로 언급한 뒤부터 12월 1회, 1월 5회, 2월 1회, 3월 4회 등 언급 횟수를 늘려나갔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인물 배우와의 성 추문 입막음 과정에서 선거자금법 위반, 국가 기밀문서 유출, 1·6 의사당 난입 사태 선동 등 각종 사법 리스크에 휘말려 있다. 법적 위험과 함께 기소된 형사 사건 등으로 4억5000만 달러(약 6057억원)의 채무를 갚지 못하는 등 각종 문제가 중첩돼 있다.

킴 레인 셰펠레 플린스턴대 교수는 WP에 “트럼프는 ‘부정적인 자신의 소송’이란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그것으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해 무언가를 할 것”이라며 “미국 정치에서 용납할 수 없는 언어의 폭발은 그가 압박을 받을 때 일어난다”고 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주한 여러 리스크에서 대중의 눈을 돌리기 위해 지지자들을 결집하고 자극하는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부터 조 바이든 대통령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묘사하는 등 극단적이고 공격적인 언어 사용도 함께 늘었다. WP 분석에 의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연설 대부분에서, 2월과 3월의 모든 연설에서 해당 표현을 사용했다. 검찰이나 민주당 지지자, 언론, 불법 이민자 등을 ‘범죄자’로 묘사하는 횟수도 증가했다.

다만 이러한 극단적인 표현이 중도층의 표심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주도한 폭도들을 ‘인질’ 등으로 부른 호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골수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부터 인기를 얻었지만 공화당 관리들 사이에서도 난감한 게 현실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트럼프가 피고인들을 ‘인질’이나 ‘애국자’로 부르는 것이 적절한지 묻는 질문에 “대통령 선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며 답을 피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트럼프 저격수’로 알려진 밋 롬니 상원의원은 “그들(폭도들)을 인질이라고 부르는 것은 극단적으로 불쾌하다”며 “트럼프는 매일 터무니없는 말을 하고 사람들은 그것(그의 말)에 익숙해져서 트럼프가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무시해버린다“고 비판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