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투표 기간 44일…인류 최대 인도 선거 왜 이렇게 길까[딥포커스]

정윤영 기자 2024. 3.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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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9억6900만명…EU 전체 인구보다 많아
모디, 3연임 도전…현지 매체들, 긍정적 평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아메다바드를 방문해 간디 아슈람 재개발 프로젝트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2024.3.12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약 10억명의 인도 유권자들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총선 투표가 내달 시작한다. 이번 총선은 인도 역사상 두 번째로 긴 투표로 기록될 예정인데,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3선을, 20여개 정당이 결설한 야당연합은 정권 교체를 노리고 있다.

◇ 유권자 10억명, 44일간 투표

올해 총선에 참여하는 유권자 수는 유럽연합(EU) 전체 인구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9억6900만명이다. 이 가운데 4억7000만명이 여성이며 최초로 유권 자격을 얻는 인구는 1800만명이다.

유권자가 많다 보니 직전 총선(2019년)땐 100만개 이상의 투표소에서 174만 대의 전자 투표기가 설치되고 공무원 1500만 명 이상이 동원됐다. 특히 연방 보안군은 주 경찰과 함께 폭력 사태를 예방하고 선거 관리인과 투표 기계를 이동하기 위해 배치됐다.

투표 기간이 44일이나 소요되는 이유는 유권자들이 10억명에 달하는 점과 규정에 따라 모든 등록 유권자가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준비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인도 선관위는 모든 유권자로부터 2km 이내에 투표소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 탓에 공무원들은 2019년 선거 당시 해발 4650미터 높이 히말라야의 마을에 투표소를 설치하기도 했다.

선거가 매번 한달 이상 걸리는 것은 아니다. 인도가 영국 통치에서 독립한 1951~1952년 첫 선거때 투표 기간은 발표까지 약 5개월이 걸렸던 반면 1980년 선거는 불과 나흘 만에 종료됐다. 직전 총선때 투표 기간은 39일이었다.

압도적으로 높은 유권자 수에도 인도 국민들은 총선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2019년 총선땐 투표율이 67%를 기록했다.

하원 의원 '록사바' 543명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은 28개 주(州)에서 지역별로 4월19일, 4월26일, 5월7일, 5월13일, 5월20일, 5월25일, 6월1일 등 7단계에 걸쳐 실시된다.

일부 주는 하루 만에 투표를 종료하지만 수일에 걸쳐 투표를 하는 곳도 존재다. 예컨대 인구 2억명의 우타르푸라데시에선 7일에 걸쳐 유권자들이 투표를 실시했다.

인도에서 선거가 단계적으로 실시되는 이유로는 안보 문제를 꼽을 수 있다. 통상 국경을 수비하는 수만 명의 연방 보안군이 선거를 위해 차출되기 때문이다. 과거 서벵골주에서는 정당 간 충돌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는데, 관리 인원이 늘어나면서 최근 몇년새 폭력사건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라지즈 쿠마르 인도 선관위 위원은 디플로맷에 "인도의 지리를 보라. 강들이 있고, 산과 눈, 정글이 있다. 또 군 병력 이동을 생각해 보라. 이들은 긴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며 "우리는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고, 그래야 유권자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선거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미국에서 2016년 대선 비용이 65억 달러(약 8조7000억원)였던 것과 비교해 2019년 인도 총선때 정당들은 70억 달러(약 9조4000억원)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선거에서 비용은 직전 선거때보다 두 배 이상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4일(현지시간) 첸나이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참석한 공개 연설에서 인도 여당 인도국민당(BJP) 지지자들이 연설을 듣고 있다. 2024.03.04.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 '10년 집권' 모디 vs '20여개 정당' 야권연합

이번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은 21개 야당이 연합한 인디아(INDIA)와 격돌한다. 야당연합 인디아는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당(INC)과 20여개의 정당이 모여 지난해 7월 결성됐다.

이번 선거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3선에 도전한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는 모디 총리가 속한 인도국민당이 여유 있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디는 재임 기간 인도의 위상을 높이고 힌두교 이익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펼쳐 집권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지지층이 두텁다.

그러나 같은 기간 언론의 자유와 선거 독립성이 크게 저하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는 인도 정부의 무슬림 차별 정책과 비판가 및 언론의 표적화 때문에 인도의 민주주의 등급을 '자유'에서 '부분적 자유'로 강등했다.

현지 매체인 인디아투데이도 최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계속해서 모디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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