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정 “주걱 긁은 밥 준 시모에 바보인척 밥그릇 바꿔” (동치미)

MBN ‘속풀이쇼 동치미’ 캡처

MBN ‘속풀이쇼 동치미’ 캡처

이혜정이 시댁에서 밥그릇으로 차별받은 설움을 털어놨다.

3월 23일 방송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서 요리 연구가 이혜정은 “나는 나무 주걱만 보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고 속풀이 했다.

이혜정은 “결혼해서 시댁에서 밥을 푸려고 하는데 어머니가 밥을 푼다고 해서 기다렸다. 아버님은 얼마나 드시는지 진밥을 드시는지 외워야 겠다 서 있었다. 혹시라도 ‘뚱뚱한데 머리도 안 좋아?’ 할까봐 영리한 척하려고 했다”고 신혼시절을 돌아봤다.

이어 이혜정은 “아버님은 된밥을 좋아하시니 위에서 푸라고. 본인 밥을 푸시고 남편 밥을 푸시고. 그 다음에 저인데 밥을 새 모이만큼만 푸시는 거다. 난 이거보다 더 먹는데? 제 밥은 건너뛰고 시누이 밥을 푸신 거다. 원래 저 같으면 제 차례인데요 말씀드릴 텐데 시집가기 전날 엄마가 입 놀리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나중에 하라고 해서 참았다”고 말했다.

이혜정은 “옛날에는 박달나무 주걱으로 밥을 푸면 밥풀이 묻는다. 그걸 앞뒤로 긁으시는 거다. 나한테 이렇게 주시나? 좀 슬프더라. 제가 받아서 제 자리에 놓고. 물과 과일 준비하고 오니 생선은 대가리만 있더라. 아버님 어머님 일어나셔서 차 끓이고 과일을 깎고, 사과 깎은 접시도 가져가서 다 드시고 저한테 너는 사과도 갈비만 먹는구나? 하셨다”고 서러웠던 기억을 꺼냈다.

3일 동안 9끼를 그렇게 먹고 열 번째는 참을 수 없어 밤새 고민했다고. 이혜정은 “아침에 또 밥을 푸시기에 활짝 웃으면서 제 밥은 왜 이렇게 생겼냐고. 너 많이 먹으라고 그러셔서 제가 어머니 밥이랑 바꾸면서 어머니 많이 드세요. 바보인척. 밤새 궁리했다. 그랬더니 아버님은 웃으시고 어머니는 저한테 못 배워먹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혜정은 반찬까지 제대로 차려 먹으니 시부가 보곤 엄지를 치켜세웠다며 “주걱 밥은 열 번째 만에 끊었다. 그렇게 한두 달 지나고 반찬 식은 걸 덜 먹게 되고, 아버님이 오라고 하면 가서 아버님 옆에 앉았다. 호랑이 옆에 앉아야 여우 새끼라도 되지. 그래야 어머님이 눈을 못 흘기셨다”고 털어놨다. (사진=MBN ‘속풀이쇼 동치미’ 캡처)

[뉴스엔 유경상 기자]뉴스엔 유경상 y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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