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말이야"...소송 보고서를 챗GPT로 작성했다고? [강지니의 수담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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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로펌에서는 졸업을 앞둔 몇몇 학생들을 인턴으로 고용하고 있다.
'라떼는 말이야'(과거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을 최대한 안쓰려 노력하지만, 불과 십여년 사이인데, 요즘 세태에 놀라곤 한다.
그런데 인턴들이 불과 30분도 안돼 보고서를 작성해오는 것 아닌가.
하지만, 배움의 과정에 있는 인턴이기에 그 순간에는 걱정부터 앞서는 '라떼 마인드' 상사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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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인턴들에게 주어지는 첫 임무는, 진행되고 있는 사건에 이슈를 찾고 그에 맞는 판례나 관련법을 적용하라는 내용으로, 보고서를 맡긴다. 당연히, 꽤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그런데 인턴들이 불과 30분도 안돼 보고서를 작성해오는 것 아닌가. 초고속 업무처리에 놀라, 이것저것 물어보니, 결국 실토하기를, 챗GPT를 통해 작성했다는 것이다. 주어진 자원을 활용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배움의 과정에 있는 인턴이기에 그 순간에는 걱정부터 앞서는 '라떼 마인드' 상사에 불과했다.
최근 세계적 정보 서비스 기업인 볼터스 클루버(Wolters Kluwer)의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25%가 생성형 AI 서비스가 위협적일 수 있다고 답했다. 우려의 대부분은 '권한 부족', '일관성 부족', '설명 불가능성 및 잠재적 편향'이다.
법률은 정확한 답변 혹은 방향성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지만, 반대로 상황에 따라 여러 방향으로 적용될 수 있고 적용하는 범위 또한 달라질 수 있다. 어떻게 분석하는 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농담 아닌 농담으로, 변호사들이 제일 많이 하는 답변이 "상황에 따라 다르다(it depends)"라고 한다면 설명이 될까.
이런 우려의 목소리도 있기는 하지만, 설문 조사 응답자의 43%는 AI를 새로운 기회라고 표현했다. AI기술 발전을 긍정적으로 보는 법률가들은 효율성 강조한다. 계약서 작성 및 문서 검토와 같은 특정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많은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AI를 통해 분서 시간을 단축하고, 판례 데이터화로 패턴을 식별하고, 종국엔 법률가들에게 소송 결과까지 예측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준에 올라있다는 것이다.
AI가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는, 법률가들도 AI 기술 사용에 대한 제대로 된 훈련이 필요할 지 모른다. 아무리 발전된 기술이라 하더라도, 어떤 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 했는지, 처리하는 과정에서 미처 업데이트 되지 못한 선례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윤리적으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지 전체를 판단하는 몫은 여전히 법률가들의 몫이 돼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AI기술은 변호사 혹은 법률인들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효율적으로 일 할 수 있도록 돕는 어시스턴트의 역할이 더 맞다고 보여진다. 변호사는 단순히 법을 적용해서 클라이언트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뢰인의 입장을 충분히 공감하고, 주어진 상황에 따라 또 입장차이에 맞춰 의뢰인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아닐까. 정답이 없고, 최고만을 고집할 수 없으며, 정의가 하나가 아닌 곳이 바로 이 곳, '법의 정글' (Jungle of Law) 이기에 그렇다. 강지니 미국 변호사. 미주한인소상공인총연합회 부회장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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