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 일지 "추앙? 스타라 생각지 않아" [인터뷰]
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배우 손석구(41)가 대중의 '추앙'을 받는 대세 스타로서 생각을 진솔하게 밝혔다.
손석구는 22일 오전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아이즈(IZE)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27일 새 영화 '댓글부대'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작품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댓글부대'는 2015년 출간된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범죄물이다. 장편 데뷔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5)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안국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각색도 했다.
특히 '범죄도시2'(2022)로 '천만 배우'에 등극한 손석구가 약 2년 만에 '댓글부대'로 극장가에 컴백하며 관심을 높였다. 그는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넷플릭스 'D.P.' 시리즈, 디즈니+ '카지노' 시리즈, 최근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까지 출연작마다 히트시키시며 가장 핫하게 인기몰이 중인 스타다.
신작 '댓글부대'에선 기자로 변신, 색다른 얼굴을 드러냈다. 대기업의 횡포를 고발하는 기사를 쓰고 정직당한 뒤 복직을 노리는 기자 임상진 역할로 열연한 것. 임상진은 자신의 오보가 조작된 것임을 알고 판을 뒤집으려는 인물로 전형성을 탈피한 기자 캐릭터다. 이에 손석구는 기자로서 사명감보다는 특종을 노리는 이중적인 모습을 시작으로 의문의 제보자 찻탓캇(김동휘)을 만난 후 댓글부대, 일명 팀알렙(김성철·김동휘·홍경)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집요함까지 복합적인 감정선을 선굵게 그려냈다.

손석구는 '댓글부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인터뷰를 할 때마다 항상 말씀드리는 건데 저는 늘 기존에 없던 새로운 영화, 드라마를 찾아헤맨다. 그런 글을 찾고 감독님을 찾는 게 배우의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안국진 감독님과 함께한 이유는 전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재밌게 봤다. '댓글부대' 또한 영화적 구조가 참신했고, 새로운 대본이라서 했다. 또 감독님이 연출자로서 굉장히 집요하신 분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석구는 차별화된 볼거리를 자신했다. 그는 "저는 '상업영화가 이럴 수가 있구나' 그런 영화를 찾는다. 영화나 드라마 할 거 없이 도전 의식을 자극시키는 작품이 좋은데 '댓글부대'가 그런 요소들로 가득했다고 본다. 영화적인 동시에 굉장히 현실적인 사회상이 반영되어 있어서, 보시는 분들이 전혀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우리 삶에서 온라인 세상을 빼놓을 수 없다 보니 편하게 '내 얘기'라고 공감하며 볼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작품성을 내세웠다.
열린 결말에도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손석구는 "'댓글부대'에 확신을 갖고 임했다. 영화적인 재미 플러스, 이 영화가 현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했으면 싶었다. 꼭 '상업영화는 이래야지' 하는 것만 보여주는 게 과연 아티스트로서 할 일인가 싶다. 아무리 상업영화라고 한들 현실적인 모습도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도 나가서 어떤 이슈를 하나 얘기하면, 특히 우리나라는 첨예하게 대립하며 다양한 의견을 내놓지 않나. 그래서 기존의 재미를 답습하고 하나의 결말만을 쥐어지는 건 재미가 없다고 느낀다. 젊은 세대로 갈수록 '왜지?' 이런 반응이 아니라 오픈 마인드로 자기만의 해석을 할 거라 본다"라고 말했다.

극 중 무분별한 악플 테러에 시달리며 곤욕을 치르기도 하는데, 현실의 손석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그는 "저도 댓글을 다 읽는다. 사실이 아닌 악성 댓글들은 다 폐부를 찌른다. 보면 화가 난다. 악플을 다 이성적으로 해석한다면 '댓글부대' 같은 영화가 안 나왔을 거다"라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
반면 감동을 느낀 '선플'의 내용에 대해선 "연기자이자 아티스트로서 제가 하는 일은 저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저를 보면서 누군가가 자신도 그냥 있는 그대로의 스스로가 될 수 있었다는 글을 볼 때 행복하다. 이런 소명을 갖고 있어서 '연기 잘해요' 칭찬보다 기쁘다"라고 답했다.
영향력 있는 '대세'로서 무게감을 묻는 말엔 변함없는 소탈함을 엿보게 했다. 손석구는 "무게감이 무의식적으로 있을 거 같긴 한데, 그래도 저는 내 안에 있는 걸 그대로 꺼내놓는다. 그게 어떤 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데 뭐가 됐든 다 하나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부담을 가져서 말을 숨기고 거짓말 보태면 기억해야 할 게 많아져서 그게 더 부담스러울 거 같다"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내가 스타인지에 대한 인지는 거의 못 한다. 개인적으로는 안 하려고 한다. 누군가는 '네가 스타라고 인지해야 사회적 책임을 질 거 아니냐' 그렇게 물을 수도 있는데, 배우로서 지는 사회적 책임이 그거랑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스타가 돼서 배우가 된 게 아니라, 배우가 돼서 스타가 된 것이니까. 모르겠다. 어쨌든 저는 스타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나의 해방일지'의 '구씨' 신드롬 이후 여전히 '손석구를 추앙한다'라는 뜨거운 반응이 따르고 있는 바. 이에 대해 손석구는 "한동안 그런 건 있었다. 제가 '다른 분들은 나를 이렇게 보는구나' 인지가 많이 안 되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실제 저는 '나의 해방일지'가 나오고 나서도 예전과 다를 게 없었기 때문에. 근데 사람들은 구씨 캐릭터에 손석구를 덮어서 보더라. 그런 환상이 있는 걸 알았다면 책임감을 느껴 안 했을 거 같은 선택이 꽤 있다. 저는 빨리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는 거에만 포커스가 되어 있었다. 구씨를 간직하고 싶은 팬들의 그 마음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는 거다. 그런 분들은 서운했을 수 있겠다 싶은 게 있다"라고 바라봤다.

최근 1인 기획사 겸 제작사 스태넘을 설립하며 화제를 모은 행보에 해서도 직접 밝혔다. 손석구는 "법인 등록을 지난 1월에 했다. 1인 기획사를 하게 된 건 저만의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 외의 일들이 있지 않나. 배우와 소속사 간의 효율적이고 투명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전 회사도 그런 게 잘 되었다. 근데 이번엔 직접 전반적인 걸 꾸리고 소통하고 싶어서 설립하게 되었다"라고 독자노선을 걷는 이유를 설명했다.
후배 양성 계획은 없을까. 손석구는 "지금은 없다"라면서 "저의 커리어만을 위한 회사이지, 후배를 양성하는 건 사업 방향에 없다. 앞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 저처럼 소규모로 1인 기획사를 차리는 배우분들이 더 많아질 거라 본다"라고 얘기했다.
제작자로서 본격적으로 뜻을 펼칠 수 있던 데는 마동석의 조언이 컸다고. 마동석은 손석구에게 '천만 배우' 타이틀을 안겨준 '범죄도시' 시리즈를 만들어낸 성공한 제작이다.
손석구는 "제가 회사를 차리면서 제일 연락을 많이 드린 분 중에 한 명이 (마)동석 형이다. 얘기를 엄청 듣는다"라며 "형은 촬영장에서도 보면 그냥 배우처럼 안 느껴진다. 모든 걸 총괄해서, '이분이 제작자이구나' 싶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배운 게 많다. 실제로 형님이 저한테 '나랑 재질이 비슷하다. 연기, 연출, 제작 다 해봐라' 말씀하셨었다. 요즘엔 배우들도 이렇게 병행하는 게 맞다면서. 또 형님이 산증인이시지 않나. 제가 조언을 많이 구했고, 많이 도와주시기도 했다. 제작 관련한 건 형을 보면서 구체화시킨 부분이 많다. 형이 그쪽으로 많이 도와주신다고도 하셨다"라고 감사의 마음을 보냈다.
그는 "단순히 기획사를 한다면 망설였을 텐데, 저의 궁극적인 방향은 제작에 관심이 있다는 거다. 근데 아직은 실질적으로 뭘 하고 있는 건 없다. 지금은 새 드라마 '나인 퍼즐'을 찍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방 촬영이 많다"라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근황을 알리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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