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이 해낸 것, 미스 매치 유도+헌신+39분 20초

손동환 2024. 3. 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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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은 졌지만, 이승현(197cm, F)은 많은 걸 해냈다.

부산 KCC는 지난 2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창원 LG에 92-101로 졌다. 3연승을 하지 못했다. 또, LG와 만대결을 2승 4패로 마무리했다. 다만, 순위는 여전히 5위(27승 23패)다.

힘과 골밑 싸움을 할 수 있는 파워포워드는 부산 KCC의 숙원사업이었다. 2021~2022시즌 종료 후 이승현(197cm, F)에게 거액을 투자한 이유. ‘계약 기간 5년’과 ‘2022~2023 시즌 보수 총액 7억 5천만 원’의 조건으로 이승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승현은 허웅(185cm, G)과 같은 조건으로 KCC에 합류했다. 그러나 팀 내 역할은 허웅과 완전히 달랐다. 허웅이 점수 쟁탈전의 선봉장이었다면, 이승현은 팀의 근간을 맡아야 했다. 수비와 리바운드, 궂은일 등이 이승현에게 주어진 임무였다.

이승현은 2022~2023시즌 종료 후 지원군을 얻었다. KCC가 최준용(200cm, F)과 알리제 존슨(201cm, F)을 영입한 것. 게다가 송교창(199cm, F)도 돌아왔다. 3명 모두 스피드와 화력을 갖춘 장신 포워드. KCC의 컬러를 바꿀 수 있는 자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3명의 장신 포워드 모두 힘을 지닌 상대 빅맨 조합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승현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외국 선수 수비는 물론, 로테이션 수비와 박스 아웃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런데 최준용과 송교창이 한꺼번에 빠졌다. 이승현의 비중이 더 높을 수 있다. 실제로, 최준용과 송교창이 갑자기 이탈했음에도, 이승현은 KCC를 하드 캐리했다. 최근 6경기 모두 두 자리 득점. 또, 지난 20일 서울 삼성전에서는 17점에 2점슛 성공률 약 88%(8/9)로 맹활약했다.

기록 외적인 공헌도 역시 크다. 페인트 존에서 몸싸움을 하고, 속공을 위해 달리기까지 한다. 전창진 KCC 감독도 “(이)승현이의 존재감은 말할 수 없다”며 이승현을 상승세의 중심으로 꼽았다.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된 이승현은 정희재(196cm, F)와 1대1을 했다. 힘에서는 압도적 우위. 그런 이유로, LG 로테이션 수비를 많이 유도할 수 있었다. 이는 LG 수비를 무너뜨린 원동력이기도 했다.

또, 라건아(199cm, C)가 아셈 마레이(202cm, C)를 1대1로 막을 때, 이승현이 최후방에서 도움수비를 준비했다. 그리고 수비 진영에 맞게 로테이션을 돌기도 했다. 이승현의 보이지 않는 수비 기여도가 LG의 기세를 억제했다. 덕분에, KCC는 24-23으로 1쿼터를 마칠 수 있었다.

이승현은 2쿼터에도 부지런히 움직였다. 우선 공격. 스크린과 볼 없는 움직임으로 모션 오펜스의 기반을 마련했다. 찬스에서는 지체 없이 공격. 특히, 자유투 라인 부근에서 정교한 점퍼로 상대 수비를 허탈하게 했다.

이승현의 최대 기여도는 ‘수비’였다. 어느 곳이 비어있어도, 이승현은 커버했다. 그러다가 자기 매치업에게 복귀. LG한테 허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KCC도 2쿼터 시작 3분 15초 만에 36-25로 앞설 수 있었다.

또, 라건아가 탑에서 잘 움직여줬다. 핵심 옵션은 ‘엔트리 패스’였다. 골밑에서 자리 잡는 이승현에게 패스. 이승현의 1대1을 극대화했다. 라건아가 이승현을 활용하면서, 이승현의 역량이 살아났다.

볼이 없다고 해서, 이승현의 공격 역량이 떨어지는 게 아니었다. 루즈 볼에 집착해, 세컨드 찬스를 만들었다. 넘어지면서까지 루즈 볼 획득. KCC의 사기를 확 살려줬다.

본인의 공격 에너지까지 끌어올렸다. 왼쪽 돌파에 이은 골밑 득점과 원 드리블 점퍼까지. KCC를 52-43으로 앞서게 했다.

이승현의 역량이 3쿼터에도 드러났다. 특히, KCC가 LG의 기세에 쫓길 때, 이승현이 귀중한 득점을 했다. 백 다운에 이은 페이더웨이를 성공했다. 61-59까지 쫓겼던 KCC 역시 67-61로 한숨 덜 수 있었다.

그러나 KCC는 외곽 수비에 발목을 잡혔다. 저스틴 구탕(188cm, F)과 이재도(180cm, G)에게 3점 허용. 그 후에는 LG의 속공을 막지 못했다. 72-78로 3쿼터 종료. 이승현의 헌신이 빛을 잃을 수 있었다.

이승현은 텐션을 한결같이 유지했다. 4쿼터에도 공격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했다. 그 결과, 4쿼터 시작 32초 만에 정희재의 파울 트러블을 유도했다. 국내 빅맨진을 약점으로 삼는 LG에 큰 부담을 안겼다.

경기 종료 3분 59초 전에는 정희재를 파울 아웃시켰다. 양홍석과 다시 한 번 만났다. 그러나 KCC도 이승현도 힘을 잃었다. 전반전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역전패했다. 이승현의 미스 매치 유도와 헌신 모두 빛을 보지 못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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