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시총 150조원 순삭”...16년만에 최대 위기 맞은 애플

이덕주 특파원(mrdjlee@mk.co.kr) 2024. 3. 2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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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제국'의 견고한 성(城)이 무너질 위기다.

그동안 애플 생태계가 폐쇄적이라는 비판은 계속 있었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 정부가 잇달아 지배적 지위를 견제하고 나섰다.

미 법무부는 애플이 이 생태계에서만 앱을 허용하고, 타사 기기와 호환은 제한해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walled garden)'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조만간 구글과 함께 애플의 디지털시장법(DMA) 위반에 대한 조사계획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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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독점 소송
“애플 생태계에
사용자 가뒀다”
EU, 플랫폼 규제
디지털법으로
매출의 최대 10%
과징금 때릴수도
‘애플제국’의 견고한 성(城)이 무너질 위기다. 그동안 애플 생태계가 폐쇄적이라는 비판은 계속 있었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 정부가 잇달아 지배적 지위를 견제하고 나섰다. 게다가 생성형 AI와 모빌리티를 비롯한 기술 트렌드도 뒤쳐지면서 지난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은지 16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는 16개 주 법무장관과 공동으로 애플을 상대로 뉴저지 법원에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5년 간의 조사 끝에 제기한 이번 소송은 ‘애플 생태계’를 정조준했다. 고객이 아이폰을 중심으로 맥북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앱스토어, 아이클라우드를 비롯한 자사 제품과 서비스만을 사용하도록 유도한 정책이 경쟁을 저하한다는 것이다.

미 법무부는 애플이 이 생태계에서만 앱을 허용하고, 타사 기기와 호환은 제한해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walled garden)’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애플은 자사 제품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제품을 악화시킴으로써 독점을 공고히 하고 있다”면서 “이런 불법적인 독점으로 혁신을 저해했고, 소비자들은 더 비싼 비용을 치러야 했다”고 말했다.

애플은 즉각 반발했다. 애플은 성명에서 “이 소송은 치열한 경쟁에서 애플을 차별화하는 원칙과 우리의 정체성을 위협한다”면서 “정부 소송내용에 따른다면 결국 아이폰은 안드로이드폰과 같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송에서 패할 경우 애플 생태계 개방이 불가피하다. 이 회사는 최근 유럽에서 앱스토어를 개방하는 등 각국 정부의 압박에 마지못해 생태계의 문을 열고 있다.

애플은 EU에서도 조사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조만간 구글과 함께 애플의 디지털시장법(DMA) 위반에 대한 조사계획을 발표한다.

DMA는 올해 시행한 법으로 플랫폼을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독점적인 힘을 이용해 유리한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막는 법이다. 법이 발효되자 애플은 앱스토어 수수료 정책을 바꿨는데, 이 정책이 DMA 규정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법을 위반했을 경우 글로벌 매출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애플은 2007년 처음 아이폰을 내놓을 때 만해도 일부 마니아층의 ‘니치마켓’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다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2010년 미국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소송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애플 주가는 4.09% 하락해 기업가치 약 1130억달러(약 150조원)가 하루만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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