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도 못했던 일인데… 박지환, 20년 만에 구단 역사 썼다, 기막혔던 역전 레이스

김태우 기자 2024. 3. 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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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 고졸 신인이자 신인드래프트 야수 최대어인 박지환은 구단 역사상 20년 만의 고졸 개막 엔트리 승선 신인이 됐다  ⓒSSG랜더스
▲ 박지환은 1군 캠프에는 참가하지 못했으나 잠재력과 기량을 모두 보여준 끝에 1군 테스트 기회를 얻었고 끝내 바늘구멍을 뚫어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의 플로리다 1차 캠프 당시 이숭용 SSG 감독의 개막 엔트리 구상에 신인 박지환(19)의 이름은 사실 없었다. 물론 관심은 컸다. 강화 2군 훈련 시설에서 박지환의 타격 잠재력은 확실하게 머릿속에 담고 온 터였다. 이숭용 감독, 김재현 SSG 단장 모두 “재미있는 선수”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당장 1군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플로리다 1차 캠프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준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22일 발표된 SSG의 개막전 엔트리에는 박지환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 이 신인 선수가 두 달의 시간 동안 맹렬한 레이스를 펼쳤고, 선배 선수들을 역전하며 최종적인 낙점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캠프 기간 동안 많은 성장을 이룬 박지환은 2024년 신인드래프트 야수 최대어의 능력을 1군에서 보여줄 기회를 잡았다.

세광고를 졸업하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SG의 1라운드(전체 10순위) 지명을 받은 박지환은 고교 야수 최대어로 손꼽혔다. 실제 박지환 앞에서 지명된 9명의 선수들은 모두 투수였다. 박지환이 야수 중에서는 가장 먼저 호명된 것이다. 겨우내내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몸을 만든 박지환은 2월 중순부터 시작된 팀의 대만 퓨처스팀(2군) 캠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재능의 아우라가 느껴진다는 게 퓨처스팀 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

그 결과 1군 선수단이 플로리다에서 1차 캠프를 마치고 2차 대만 캠프로 왔을 때 손시헌 퓨처스팀 감독의 추천을 받아 1군에 올라왔다. 이숭용 감독도 보고 싶었던 자원인 만큼 박지환에게 많은 기회를 주며 테스트를 거쳤다. 테스트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박지환의 공격적인 재능을 재확인함은 물론, 그간 배팅게이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수비와 주루 능력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확인한 까닭이다.

이숭용 감독은 박지환의 타격 재질에 대해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 신인 선수들이 처음 보는 투수들을 상대로 타이밍을 맞추는 것조차 어려운데, 박지환은 그 타이밍을 잘 맞추고 또 일정하게 가지고 나오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이정후나 강백호급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박지환도 가지고 있다고 봤다.

박지환의 타격에 확신을 얻은 이 감독은 박지환을 다양한 상황에서 투입하며 1군 경쟁에 합류시킬 뜻을 굳혔다. 박지환은 고교 시절 유격수였고, 박지환 또한 유격수가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이다. 하지만 팀에는 주전 유격수인 박성한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감독은 박지환이 2루나 3루를 소화할 수 있는지 캠프 기간 중 집중적으로 테스트했다. 여기에 박지환은 주루에서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며 대주자 요원이 마땅치 않은 SSG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 감독은 1군 선수단이 대만에서 철수할 때 박지환을 일부러 2군에 남겼다. 일단 2군에서 더 경기를 뛰고 들어오라는 지시였다. 그리고 일찌감치 박지환의 시범경기 합류 일정을 결정해 통보했다. 3월 11일 수원 일정부터 합류하도록 했다. 박지환은 이 일정대로 차근차근 따라 시범경기에서도 테스트를 거쳤다. 시범경기 8경기에서 19타석을 소화했고 갈수록 1군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합격점을 받았다. 여기에 장기적인 팀 구상에서 굉장히 중요한 선수라는 플러스 점수까지 받아 결국 내야 백업 한 자리를 꿰찼다. 역전 레이스였다.

▲ 박지환은 공수주 3박자를 모두 갖춘 차세대 대형 내야수로 기대를 모은다 ⓒSSG랜더스
▲ 박지환 ⓒSSG랜더스

SSG 역사상 고졸 신인 야수가 개막 엔트리에 합류한 사례는 거의 없다. 2001년 정상호, 2004년 임훈이 전부다. 박지환은 역대 세 번째, 그리고 20년 만의 선수로 구단 역사에 이름이 새겨졌다. 최정이나 박성한과 같이 현재 팀의 주축을 이루는 선수들도 하지 못한 일이다. 물론 이제는 1군 엔트리를 지켜야 한다는 더 무거운 과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출발은 좋은 셈이다.

박지환은 “먼저 개막전 엔트리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 프로 입단 후 가장 큰 목표였는데 빠르게 이뤄 만족스럽고, 20년만의 기록이라 들었는데 정말 영광스럽다”면서 “올 시즌 야수 1라운더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시즌 전 훈련과 경기에서 최선을 다했다. 첫 번째 목적(개막 엔트리 합류)은 달성했지만, 앞으로 정규시즌에서는 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노력하겠다. 내 장점은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타격 쪽에서는 콘택트, 수비에서는 어깨가 자신 있다. 앞으로 제 이름을 충분히 알릴 수 있도록 주어진 기회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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