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주가 10% 빠졌는데…美 정부 소송까지 제기된 애플

정미하 기자 2024. 3. 2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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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국을 대표하는 빅테크 기업인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거대 기업의 독점을 막겠다며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잇달아 소송을 제기한 것의 연장선이다. 애플은 미국 다음으로 최대 아이폰 시장인 중국에서 부진하고 여타 빅테크에 비해 인공지능(AI) 개발에서도 뒤처진 상황에서 또하나의 악재를 맞았다. 이를 보여주듯 애플 주가는 이날만 4.09% 하락했다.

21일(현지 시각) 미 법무부는 16개 주(州) 법무부 장관과 함께 뉴저지 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관련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88페이지 분량의 소송장에는 애플이 고객의 아이폰에 대한 의존도를 유지하기 위해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애플이 아이폰과 타사 기기와 호환을 제한하는 ‘애플 생태계’를 조성해 소비자가 경쟁 장치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줄여 소비자는 물론 애플의 경쟁 기업에 피해를 줬다는 것이 골자다.

메릭 갈랜드 미 법무부 장관이 21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법무부 본부에서 애플을 상대로 한 반독점 소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AP 연합뉴스

미 법무부는 2019년부터 애플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5년 간의 조사 끝에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유럽연합(EU)의 규제 기관이 애플 스토어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미 법무부는 애플 전체 제품 및 서비스 생태계에 초점을 맞췄다. 미 정부는 애플이 아이폰 사용자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 사용자가 메시지를 주고받는 능력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애플워치가 아닌 다른 스마트워치와의 호환성을 제한했고, 아이폰 기능을 통제해 다른 회사가 아이폰에서 작동할 수 있는 디지털 지갑을 구축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독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집었다. 예를 들어 ‘애플 월렛’은 아이폰에서만 작동한다.

메릭 갈랜드 미 법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고성능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70%를 넘어섰고, 전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애플의 점유율은 65%를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얼핏 들으면 절반을 넘어선 시장점유율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갈랜드 법무부 장관은 “독점이 불법이라는 것이 아니라 독점 기업이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반경쟁 전술을 사용하거나, 경쟁에 해를 끼치는 경우가 불법”이며 “애플은 자사 제품을 더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애플 사용자와 개발자 모두가 애플 생태계 외부로 모험을 떠나는 것을 극도로 어렵게 장벽을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다른 제품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해 독점력을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 바이든 정부, 구글·메타·아마존 이어 애플 대상 ‘반독점’ 전쟁

미 법무부가 주장한 바는 지난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터넷 익스플로러 끼워넣기 관행으로 반독점법 소송을 당했을 때와 유사한 논리다. 미국 정부가 애플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면서 적용한 조항이 MS에도 적용했던 ‘셔먼법’이기 때문이다. 법무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1890년에 제정된 셔먼법은 가격이나 임금을 담합하고 입찰을 조작하는 등의 시장지배력을 남용해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반독점법이다. 과거 미 법무부는 셔먼법을 근거로 유선전화사업자 AT&T와 MS를 고소한 바 있다. 이로 인해 AT&T는 1984년에 8개 기업으로 분할됐고, MS 역시 1998년 기업 분할 판결을 받았다.

미 법무부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21일(현지 시각) 팀 쿡 애플 CEO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애플 스토어 오프닝 행사에 참석했다. / 로이터

실제로 조나단 캔더 미 법무부 반독점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911년 존 록펠러가 설립한 스탠더드 오일 해체 외에 AT&T의 분할, MS를 대상으로 한 소송 등 법무부가 독점을 이유로 거대 기업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조치를 했던 과거 사례를 언급하면서 “법무부는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강력한 독과점 기업에 맞서 싸워온 유구한 유산을 갖고 있다”며 이날 애플에 대한 반독점 소송은 법무부의 유구한 유산에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법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법무부가 기업 분할을 포함해 애플 사업에 구조적 변화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정부는 빅테크의 독점 행위에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미 법무부와 미국 8개 주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월, 구글이 온라인 광고 업계에서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경쟁사를 몰아냈다며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구글의 핵심인 광고 사업이 분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에도 구글은 검색 결과와 관련한 반독점 소송을 당했고, 아직 재판은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페이스북을 소유한 메타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하면서 경쟁을 방해했다며 2020년 소송을 제기했다. 아마존 역시 자사에서 판매되는 상품 가격을 불법적으로 부풀렸다며 조사를 받고 있다.

◇ 애플 주가, 올해만 10% 이상↓…악재에 ‘매그니피센트7′서 빠지나

이번 소송으로 애플이 타격을 받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CNN은 “애플이 벌금을 부과받는 것 외에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품을 중심으로 생태계에 벽을 만들어 수익을 만들었던 핵심 사업 전략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단 애플 주가는 법무부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에 이날만 4.09% 하락했다. 애플 주가는 중국 매출 감소 우려로 인해 올해 들어서만 10% 이상 떨어졌다. 엔비디아·아마존·MS·알파벳·메타·테슬라와 함께 ‘매그피센트 세븐(7)’으로 불리며 지난 한 해 동안 주가가 49% 급등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애플은 EU 집행위원회로부터도 반독점범 위반 혐의로 18억유로(약 2조6128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음악 스트리밍 경쟁업체가 사용자에게 프로모션 및 구독 업데이트 옵션에 대해 알리는 것을 방해했다는 이유였다. 앱 제조업체들은 또 애플이 아이폰을 제3자 앱 스토어에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새로운 법률을 위반했다는 주장을 유럽위원회에 제출해, 조사해 줄 것을 촉구한 상태다.

이외에도 애플은 EU가 빅데크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막기 위해 지난 7일부터 시행한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의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도 크다. 블룸버그는 이날 “EU 집행위원회는 조만간 구글과 함께 애플이 디지털시장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조사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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