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슬럼프’ 오동민 “민경민 같은 사람 만난 적 있어, 연기에 도움”[EN:인터뷰①]

박수인 2024. 3. 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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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스토리 제공
JTBC ‘닥터슬럼프’
JTBC ‘닥터슬럼프’

[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오동민의 '닥터슬럼프' 민경민은 어떻게 탄생됐을까.

오동민은 3월 21일 서울 강남구 뉴스엔 사옥에서 진행된 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극본 백선우 / 연출 오현종) 종영 인터뷰에서 민경민 역을 소화하기까지 과정을 밝혔다.

'닥터슬럼프'는 백억 대 소송과 번아웃, 각자의 이유로 인생 최대 슬럼프에 빠진 의사들의 ‘망한 인생’ 심폐 소생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지난 17일 16부작을 끝으로 종영했다.

오현종 감독으로부터 민경민 역을 제안 받았다는 오동민은 "감독님께서 제가 출연한 독립영화들을 많이 챙겨보셨더라. 어떤 작품, 어떤 캐릭터의 연기가 인상 깊었다고 만나보고 싶었다고 하셨다. 두 번 정도 미팅 갖고 같이 하고 싶다고 제안 주셨다"며 "민경민 같은 역할을 꿈꿔왔는데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동이었다. 과정 또한 따뜻했다. 제 작품들을 챙겨보시고 팀의 구상과 잘 맞는다고, 진지하게 고려해주셨다는 부분이 감동적이었다. 역할 또한 평소에 꿈꿔왔던 종류의 역할이라 잘 맞아 떨어져서 좋았다. 평소 선과 악이 공존하는 악역을 해보고 싶었다. 안경 썼을 때와 벗었을 때 이미지가 다르고 작품마다 색깔이 바뀌는 느낌을 극대화 하고 싶어서 캐릭터로 다듬어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배우로서의 비전과 잘 맞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작품의 빌런인 민경민을 그려내는 과정 또한 재미있었다고. 오동민은 의료사고의 진범으로 밝혀진 민경민에 대해 "연기하는 게 재밌고 좋았다. 다만 정우(박형식 분)와 하늘(박신혜 분)이가 겪어내는 슬럼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의 힐링이 전달되는 부분이어야 하기 때문에 민경민이 더 리얼하게 주인공들의 서사 안에서 큰 슬럼프를 겪게 해주고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정우에게는 친형제 같은 존재로서 가면을 쓰고 있어야 하는 부분이니까 납득이 되도록 연기해야 하고 너무 확 변하면 안 됐다. 모르고 봐도 보이고 알고 봐도 보이도록 하고 싶었다. 그런 부분을 리얼하게 그려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평소 하고 싶었던 역할이었던만큼 연기 후 해소되는 부분도 있었을까. 오동민은 "연기를 통해서 해소되는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얼만큼 녹아들수 있었나 하는 걸 생각했다. 작품 안에서의 롤이라는 게 있고 전달하는 데 있어서 충실히 했냐는 데에 점수를 주는 편인데 아쉬운 점이 많이 보인다. 해소라기보다는 극복해야 하는 점들, 보완해야 하는 점이 많이 보였다. 좋은 사람들 덕분에 많이 배우는 현장이었다"고 답했다.

민경민을 어떤 인물이라 이해하고 접근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정우, 하늘도 슬럼프를 겪어냈어야 하는 상황이었고 과정에서의 선택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정우는, 하늘이는 이런 선택을 했다. 그 반대 결에 있는 사람이 경민이인데 나름대로 차가운 사회 속에서 외로웠을지 모르겠으나 이기적인 선택이었고 결핍을 채워내기 위해 악행을 저지르는 건 좋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민경민의 서사를 듣고 나면 이해될지언정 선택은 선택대로 희석되면 안 된다, 정당화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우, 하늘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나. 그런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민경민 역으로서) 더 반대의 결에 충실하려 했다"고 답했다.

정우에게 악행을 저지른 이유로는 "열등감이었을 것 같다. 경민은 정우뿐만 아니라 세상에 열등감이 있는 거고 중심 축에 정우가 있는 것일 거다. 뛰어넘을 수 없는 경쟁 관계에 대한 결핍을 가지고 가는 느낌, 영원한 극복의 대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결핍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을 것 같다. 불쌍하다고 해야 하나, 할 거면 확 하든지. 애매하게 안타까운 캐릭터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하늘에게 저지른 악행 또한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했다고. 오동민은 "철판 깔고 양심적이지 않고 도덕적이지 않은 부류에서 착안하고 싶었다. '이렇게 활용할 거야'라는 확실한 타겟을 삼아서 오래 전부터 설계를 하는 방식인 거다. '어떤 식으로 행동하겠다'는 완벽한 계산 하에 나온 행동이다. 그 피해자가 하늘이고. 동민에게 정우는 조금 더 복잡한 인물이었을 것 같고 하늘은 전혀 신경 안 썼을 거다. 정우뿐만 아니라 하늘에게도 사과를 했어야 했다"며 경민의 서사가 악행의 정당화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경민을 리얼하게 그려낼 수 있었던 데에는 민동민 같은 사람을 만났던 실제 경험도 한 몫 했다. 경민 같은 사람을 만난 적 있다는 오동민은 "제 인생에서 분노버튼이 되어주는 사람이다. 그 친구에게서 많이 착안했고 도움이 많이 됐다. 그런 의미에서 더 리얼하게 공감대를 끌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형에 집중하기보다는 인물이 사고하는 방식, 매커니즘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편인데 경민은 머리를 많이 굴려서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그때 그때 즉흥적인 니즈를 해소하려고 하는 편이라 그 부분에 포커스를 맞췄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여러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저 또한 상대방에게 안 좋은 기억으로 남겨질 수 있지만 결이 안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지 않나. 다 떠나서 만나는 사람들, 경험들이 다 자양분이 돼서 연기에 녹아나는 것 같다. 연기를 해야 할 때는 다양한 모습들 일상생활이나 혼자 살아가면서 계속해서 연습하지 않을 부분일지언정 뽑아쓸 수 있는 유연함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우가 경민을 용서하는 결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좋다고 생각한다. 용서라는 게 남을 위한 것도 있지만 자기 스스로를 위해서도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용서에 인색한 사회인 것 같아서 나를 위해 하는 용서가 필요하다고 본다. 정우 스스로를 위해 좋은 선택이지 않았나 싶다. 저 또한 (민경민 같았던) 친구를 저를 위해 품었다. 연기적인 자양분이 계속 되고 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많이 생각나는 작품이었다"며 "배우 일이 그래서 재밌는 것 같다. 공감하고 싶지 않은 영역도 반강제적으로 공감하게 만드는 환경이 조성되니까.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그릇을 넓혀가는 기회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중환자실 입원 중 정우에게 사과하는 장면의 비하인드도 전했다. 극 중 교통사고 후 숨이 가쁜 호흡을 연기로 표현한 오동민은 "호흡 방식은 심폐기능에 대해 연구를 한 거다. 어떻게 사고가 났는지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하나 하나 계산을 해봤다. 리허설하면서 조금씩 다듬었다. 그 정도로 숨이 가빠질 거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아픈 건 아픈 거대로 유지하고 감정적으로 들어오다 보니까 그 길로 가더라. 이게 과연 들릴까 걱정했는데 감독님과 얘기하는 와중에 리얼리티가 더 중요하다는 결론이 났다. 대사보다는 용서나 사과하는 감정이 전달되는 게 중요하니까. 잘 안 들린다고 욕을 먹긴 했는데 다소 불편하더라도 리얼함을 살리는 데 집중했던 것 같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당시 경민의 마음에 대해서는 "그 신에서의 고민은 경민의 마지막 가스라이팅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죽어가는 상황에서 진심이 나왔다기 보다는 스스로를 기만하는 상태라 그 상태에 함몰돼 있는 사람이겠구나 싶었다. 마지막 변명 같았고 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원래 그 신에서 울 생각은 없었다. 형식(정우 역)도 울 생각이 없었다고 하더라. 그런데 쌓였던 서사가 있고 호흡하다 보니까 정우도 계산하지 않았던 눈물이 흘렀고 저는 정우의 에너지를 받아서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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