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의 실험 “임금인상분 1.5%, 하청 직원과 나누자”

한국노총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겠다며 대안으로 제안한 ‘연대임금’이 노동계 안팎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노총은 지난달 산하 노조가 임금 협상을 할 때 사측에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이 되는 ‘2024년 임금인상요구율’을 평균 8.3%로 확정하면서 그 안에 ‘연대임금 조성분’ 1.5%를 넣었다.
한국노총은 만약 임금 인상률이 8.3%라면 그중 1.5%포인트만큼을 사내복지기금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소속 조합원의 실제 평균 임금 상승률은 6.8%가 된다. 원청인 대기업 근로자보다 훨씬 임금이 낮은 하청이나 기업 비정규직을 지원하는 데 이 기금을 쓸 계획이다. 한국노총은 코로나가 확산하던 2020년 연대임금 개념을 처음 내놨는데, 올해 그 실험을 시작하는 셈이다. 유동희 한국노총 정책1선임차장은 “예컨대 A회사가 임금을 10% 올린다면, 이 중 3%포인트를 연대임금으로 조성해 그 회사의 하청 등과 기금을 나누거나 복지를 확충하는 방식”이라며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성된 기금은 구성원의 복리후생뿐 아니라 취약 계층 지원 사업이나 지역 화폐 발행을 위해 쓰게 된다. 결과적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셈이다.
유 선임차장은 비슷한 사례로 SK이노베이션을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부터 원·하청 상생 기금을 만들어 올해까지 7년간 총 220억원의 기금을 모았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본사 직원이 매년 기본급의 1%를 떼 기금을 만들었는데, 올해까지 총 4만1000명이 혜택을 봤다.
다만 연대임금이 기업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분에서 일부를 떼내는 개념이라 실제 임금협상 과정에서 잡음 없이 의미 있는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느냐가 관건이다. 일부 노조가 연대임금을 조성한다고 기업 실적이나 과거 사례 등에 비해 더 높은 임금 인상률을 제시할 경우 기업들이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결국 노사가 타협 가능한 적정선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팀장=정한국 산업부 차장대우
이정구 산업부 기자, 조유미 주말뉴스부 기자, 김윤주 사회정책부 기자, 김민기 테크부 기자, 한예나 경제부 기자, 양승수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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