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론/김대종]기업 사외이사, 유능한 전문경영인 늘리려면
규제 많아 전관 통해 사업 도움받고자 해
법인세 등 환경 개선 땐 경영인 선임 늘 것
동아일보 3월 5일 자 2023년 30대 기업 사외이사 비중을 보면 관료 46%, 교수 25%, 금융인 10%다. 경제 관료 출신이 신규 사외이사에서 가장 많다. 사외이사 중 관료가 선정된 이유와 현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은 규제가 많다. 5년 전 SK하이닉스가 용인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각종 규제로 착공을 못 했다. 정부는 용인에 300조 원을 투자하여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겠다고 했지만 규제로 지연되고 있다. 기업은 정부 관료를 사외이사로 선임하여 공장 신설, 신규사업 진출 등에 도움을 받고자 한다. 한국은 세계에서 규제가 가장 많은 국가다. 법인세, 소득세, 노사관계 등 모든 분야에서 규제를 해제하여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법인세를 보면 한국 26%, OECD 국가 평균 21%, 싱가포르 17%, 아일랜드 12.5%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법인세와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출액이 유입액의 4배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기업들이 한국에 공장을 짓지 않고 미국, 베트남 등 해외에 건설하고 있다. 미국은 해외 기업 유치로 일자리가 생기기에 토지 무상임대와 지원금 등 각종 혜택을 준다. 2023년 한국 대학생 청년취업률은 45%다.
아일랜드는 법인세를 12.5%로 낮추고 유럽의 다국적 기업 본사 1700개를 유치했다. 1인당 국민소득 11만 달러로 유럽에서 가장 부자가 됐다.
한국은 노동법이 가장 엄격하며, 대체근로가 금지된 유일한 나라다.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를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가 강력한 노조 때문이다.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 통신 인프라, 전자정부 등에서 세계 1위다. 한국이 4차 산업혁명 기업 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이지만, 입법 규제로 우버, 에어비앤비, 타다 등이 금지됐다. 호주는 우버를 허용하면서 우버가 벌어들인 돈 10%를 택시기금에 기부하여 상생하고 있다. 신산업과 구산업이 함께해야 국가 경제가 발전한다.
둘째, 행정 관료 출신의 중용이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행정 관료 출신이 많이 재임명됐다. 공무원 조직 장악력과 검증된 능력 등으로 인하여 장차관을 경험했던 관료 출신들이 다시 해당 부처 장관 등으로 왔다. 특히 기업 사외이사로 재직한 이후에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다시 임명됐다.
셋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사외이사가 전문경영인이다.
미국 재무부 등 경제 관료는 골드만삭스 등 현장 경험을 많이 한 기업인을 장관으로 임명한다. 미국 사외이사도 경제 관료보다 유능한 경영인을 많이 선정한다. 최근 오픈AI에 새로 임명된 이사진에는 빌 게이츠 등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미국 기업은 미래를 예측하고,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미국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해치는 것이 아니면 모든 분야에서 사업이 가능한 네거티브(Negative)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정부가 허락한 분야에서만 사업이 가능한 포지티브(Positive)다.
한국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이끌어가야 한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IT 기업이다. 애플은 2023년부터 4.5%로 예금을 받고 있다. 전 세계 결제시장 2위가 애플페이다. 미국은 금산분리 규제가 없어, GE가 소매금융업을 시작한 것이 수십 년 전이다. 미국은 금융업종 간 장벽도 없다. 은행, 증권, 보험 등이 치열하게 경쟁한다. 한국도 금융업종 간 장벽을 허물고 다양한 수익사업을 허용해야 한다. 우리나라 은행 수입 70%는 예대마진이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이자가 40%이고, 나머지는 주식, IPO 등 수입원이 다양하다.
경제학의 목적은 공정성과 효율성이다. 660조 국가예산을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배정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GDP 세계 10위, 제조업 수출액 기준 세계 5위다.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면, 한국 기업은 유능한 전문경영인을 사외이사로 채용할 것이다.
기업도 전문경영인을 채용하여 인공지능이라는 세계 혁신에 발맞춰야 한다. 한국 사외이사로 4차 산업혁명 인재와 글로벌 전문가를 선정하여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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