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서울시리즈 7일간 달군 주인공 오타니의 잊지 못할 추억

장현구 2024. 3. 21. 23:2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행 직전 아내 SNS서 공개하고 동반 입국…선남선녀 커플로 스포트라이트 독점
개막전서 쐐기타로 성공적인 다저스 데뷔전…떠나는 날 통역 해고 돌발 상황 직면
더그아웃에서 숨 돌리는 오타니 쇼헤이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공식 개막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2차전 경기에서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더그아웃에서 숨을 돌리고 있다. 2024.3.21 [공동취재]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한국에 도착한 순간부터 엿새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던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얼굴이 하필 서울을 떠나는 마지막 날 어둡게 변했다.

20일에서 21일로 넘어가는 우리 시간으로 새벽, 기가 막힌 소식이 미국 언론에서 터져 나온 탓이다.

다저스 구단은 보도가 나오자 오타니가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뛰던 시절부터 7년 넘게 믿고 지낸 동반자이자 통역인 미즈하라 잇페이를 불법 도박과 절도 의혹으로 서울에서 즉각 해고했다.

불법 도박을 일삼은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돈에 부적절하게 손댄 정황이 드러나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오타니 통역사 잇페이, 불법도박·절도 의혹…다저스 해고 조치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과 절도 의혹으로 구단에서 해고됐다. 오타니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버크 브레틀러 LLP는 21일(한국시간) 성명을 내고 "최근 언론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오타니가 대규모 절도 사건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관련 당국에 사건을 넘겼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 기자회견에서 오타니 옆에 배석한 잇페이. 2024.3.21 ondol@yna.co.kr

다저스는 물론 미국과 일본 야구계가 충격에 빠졌다. 가장 당혹스러운 사람은 오타니였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정규리그 개막전인 2024 서울시리즈는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를 통틀어 유일한 코리안 빅리거인 김하성(샌디에이고)을 중심에 내세운 '김하성 시리즈'이자 10년간 7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받고 다저스에 입단한 오타니를 위한 '오타니 시리즈'이기도 했다.

MLB 다저스 오타니, '한국행 비행기' 앞에서 아내 최초 공개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야구 선수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아내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을 공개했다. 오타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한국으로 떠나는 비행기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 한 장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2024.3.15 [다저스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오타니는 서울행을 앞두고 결혼 사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깜짝 발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어 14일 한국으로 가는 전세기를 타기 직전에는 베일에 싸여 있던 일본여자프로농구 선수 출신 아내 다나카 마미코 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역시 SNS에서 전격 공개해 서울시리즈 축제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아내와 함께 입국하는 LA다저스 오타니 (영종도=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024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에 출전하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5일 오후 아내 다나카 마미코와 함께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4.3.15 ondol@yna.co.kr

15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엄청난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은 오타니-다나카 부부는 한국과 미국, 일본 언론에서 서울시리즈의 아이콘이었다. 세기의 선남선녀 커플에게 축하의 인사가 쏟아졌다.

오타니는 17∼18일 키움 히어로즈, 한국 야구대표팀과 치른 평가전에서 5타수 무안타, 삼진 2개에 그쳤어도 웃음은 잃지 않았다.

서울시리즈 앞둔 오타니 쇼헤이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024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를 앞둔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16 ondol@yna.co.kr

까까머리를 했던 2012년 하나마키 히가시 고등학교 재학 시절 일본 대표로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서울을 찾았던 오타니는 12년 만에 다시 서울에 온 뒤 "한국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나라 중 하나"라면서 "한국에서 다시 뛰게 돼 정말 기쁘다. 야구를 통해 한국에 돌아와서 무척 특별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정말 그 말대로 좋아하는 나라에서 열리는 새 팀 다저스 데뷔전을 앞두고 오타니는 모두의 관심사였던 아내를 천하에 공개하고 하늘을 찌를듯한 인기를 체감하며 특별한 나날을 보냈다.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서울시리즈 1차전까지는 오타니의 바람대로 일이 풀렸다.

오타니, 첫 안타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개막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 3회초 2사 때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안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 2024.3.20 pdj6635@yna.co.kr

오타니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첫 경기에서 5타수 2안타를 치고 타점 1개와 도루 1개를 남겼다.

특히 다저스가 4-2로 경기를 뒤집은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다저스에서의 첫 번째 타점과 함께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가서는 더그아웃을 향해 귀여운 제스처도 선보였고, 주루 중 베이스를 밟지 않아 '누의 공과'로 주루사하는 보기 드문 실수도 했다.

또 누상에서 김하성에게 먼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경기 관전하는 오타니의 아내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 코리아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미국 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연습 경기.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아내 다나카 마미코가 관전하고 있다. 2024.3.18 dwise@yna.co.kr

오타니의 아내 다나카 씨는 다저스 유니폼 상의를 걸치고 고척돔 일반석 좌석에서 일본에서 건너온 시댁 식구들과 함께 밝은 미소로 남편을 응원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미즈하라의 배신에도 오타니는 21일 2차전에서 5타수 1안타 1타점을 수확해 서울시리즈를 타율 0.300(120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마쳤다. 다만, 심란한 마음 탓인지 표정과 제스처는 전날과는 사뭇 달랐다.

오타니, 내야 땅볼로 아웃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공식 개막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2차전 경기, 8회말 2사 2루 상황 다저스 오타니가 내야 땅볼로 아웃되고 있다. 2024.3.21 [공동취재] ondol@yna.co.kr

국적을 떠나 지구 최고의 야구 선수인 오타니가 타석에 등장할 때마다, 그가 큼지막한 타구를 띄울 때마다 탄성이 고척돔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큰 포물선이 펜스를 넘기지 못하고 하강 곡선을 그릴 땐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미국과 일본에서 활동한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우에하라 고지와 같은 일본의 전설적인 투수는 물론 일본 야구의 명포수 후루타 아쓰야, MLB의 살아 있는 레전드이자 명예의 전당 입회자 켄 그리피 주니어 등 MLB 올스타전이 아니라면 한데 모으기 어려운 시대를 풍미한 스타들이 서울에 대거 집결한 것도 오타니 덕분이다.

한국 팬들은 오타니와 동료 빅리거의 수준 높은 실력을 직접 눈에 담아 행복했다. 축제의 주인공이자 지휘자였던 오타니는 어떤 추억을 안고 돌아갈까.

cany9900@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