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허파’, 생태 보전-경제 활성화 두 토끼 잡기[에코 포커스/신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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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케임브리지대 파르타 다스굽타 교수는 세계적인 환경경제학 석학이다.
최근 생태계 서비스를 정량화하고 화폐화해 생태보전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연구가 국제적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된 화천군의 돌봄 예산에 생태계 보전 인센티브라는 재원을 활용할 수만 있다면 생태계 보전과 지역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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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의 경우 총사업비 1172억 원이 국비 지원 없이 전액 지방비로만 추진되고 있다. ‘원하는 지역마다 케이블카를 건설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은 지역이 원하면 자체 지방비로 추진하라는 말과 사실상 다를 바가 없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난개발의 우려다. 지방비로 대규모의 사업비를 투입해 개발할 경우 난개발로 강원지역의 자연자산이 망가질 수 있다. 강원지역 정치인들이 여야 없이 공을 들였던 강원특별법 역시 마찬가지다. 환경부의 규제 권한을 강원지역에 이양했지만, 경제 기여는 불투명하고 난개발 우려만 투명해졌다.
자, 여기서 다스굽타 교수의 말을 다시 떠올려 보자. 그의 제안을 한국 상황에 접목해 보면 어떨까? 한국의 공공재인 강원과 경북 지역 산림을 지키기 위해 우리 모두가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풀씨행동연구소가 서울대 이동근 교수팀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지난 30년 동안 전국적으로 산림 면적이 줄어들었으며 특히 경기 남부, 충남, 충북 등에서 많이 줄었다. 하지만 전남과 경북처럼 오히려 산림이 늘어난 곳도 있었고, 강원처럼 비교적 보전하고 있는 곳들도 있다. 면적만 놓고 보면 백두대간이 지나는 강원과 경북은 대한민국 산림 면적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아마존이 ‘지구의 허파’라면 강원과 경북 지역 산림은 ‘한국의 허파’인 셈이다.
환경보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함께 풀어나가자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강원과 경북이 산림 면적이 넓다는 것은 전 국민이 이 지역들로부터 혜택을 받는 생태계 서비스도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림은 탄소 저장 및 흡수, 수질 개선, 홍수 완화 등의 조절 서비스와 생물다양성의 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생태계 서비스를 정량화하고 화폐화해 생태보전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연구가 국제적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개념을 담은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는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였는데 예산이 연간 수십억 원에 이른다. 생태계 서비스 중 일부인 수질 개선만으로도 연간 1조 원 규모의 수계기금을 조성하는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다양한 조절 서비스를 보전하고 증진한다는 측면에서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도의 예산 규모는 수계기금 이상으로 편성할 필요가 있다.
케이블카 대신 보호구역 관리 강화와 연동된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를 강원과 경북에 우선적으로 추진하면 어떨까. 최근 화제가 된 화천군의 돌봄 예산에 생태계 보전 인센티브라는 재원을 활용할 수만 있다면 생태계 보전과 지역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신재은 풀씨행동연구소 캠페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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