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고생 많았고, 대단했고, 자랑스럽다. 내 역할은 오늘까지..." 끝내 뜨거운 눈물 흘린 비주류 감독대행[안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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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이 선수 때 잘 못했더라도 배구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현대캐피탈은 2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준플레이오프 단판 승부에서 세트스코어 2대3으로 패했다.
현대캐피탈은 예상외의 부진을 보인 끝에 지난해 12월 21일 최태웅 감독을 경질하고 진순기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아흐메드(29점) 허수봉(23점) 전광인(18점)의 삼각편대가 맹활약을 펼치며 현대캐피탈의 장점을 충분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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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나 같이 선수 때 잘 못했더라도 배구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현대캐피탈의 기적의 행보가 안산에서 멈췄다.
현대캐피탈은 2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준플레이오프 단판 승부에서 세트스코어 2대3으로 패했다. 1세트를 잡았지만 2,3세트를 패해 위기에 몰렸지만 4세트를 잡아내며 5세트까지 끌고 갔다. 5세트에서도 13-13 접전으로 싸웠으나 끝내 마지막 고비를 이겨내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예상외의 부진을 보인 끝에 지난해 12월 21일 최태웅 감독을 경질하고 진순기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17경기에서 4승13패, 승점 16점으로 6위였다. 진 대행으로 추스르면서 이후 19경기에서 14승5패를 기록하며 18승18패 승점 55점을 기록해 4위에 올랐고, 3위 OK금융그룹과 승점 3점 차이로 기적같이 준플레이오프를 성사시켰다.
이날 경기에서도 아흐메드(29점) 허수봉(23점) 전광인(18점)의 삼각편대가 맹활약을 펼치며 현대캐피탈의 장점을 충분히 보여줬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중에 필립 블랑 감독을 선임했다. 진 대행은 아무리 좋은 성적을 올려도 현대캐피탈의 정식 감독이 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로 그는 현대캐피탈의 지휘봉을 놓게 됐다.
경기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진 대행은 담담하게 질문에 대답을 하다가 선수들에 대해 말을 해달라고 하자 약 석달간의 일들이 떠올랐는지 결국 울음을 참지 못했다.
-아쉽게 패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잘했다. OK금융그룹이 승리할 수 있는 실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마지막까지 최선 다했지만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
-감독대행을 한 시간을 돌아본다면.
▶3개월이 좀 안됐다. 그동안 여러 일이 있었다. 중간에 새로운 감독님이 선임 되기도 했고, 새 코치도 합류했다. 구단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고 선수들이 잘 해줬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포스트시즌까지 온 것에 보람을 느낄 것 같은데.
▶그렇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충분히 강팀인 것을 보여줄 수 있었던 시즌이었다.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마무리를 좀 더 갔으면 좋았겠지만…. 사람들에게 (현대캐피탈이 강팀이라는 것을) 각인을 시킬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
-새 감독님 오시겠지만… 앞으로의 거취는.
▶구단으로부터 들은 바로는 나의 역할은 오늘까지다. 구단과 새로 온 파비오 코치와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얘기된 걸로 알고 있는데 시합에 신경을 써야 하니까 나와는 시합이 끝난 뒤에 고 얘기하자고 했다. 앞으로 내 역할이 무엇인지 아직 모른다.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들에게 하고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정말 고생 많았고, 정말 대단했고, 정말 자랑스럽다. 여기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다 선수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울먹이기 시작) 죄송합니다. (결국 흐르는 눈물을 옷소매로 훔치고) 힘들었는데 엄청난 시즌이었던 것 같다. (휴지로 눈물을 한번 더 훔치고) 앞으로 훌륭한 감독님이 오시니까 선진화 시스템 도입하려고 구단이 노력하니까 발전돼서 더 좋은 모습으로로 돌아올 거 같다
-돌이켜 보면 언제가 가장 생각이 나는지.
▶초반과 마지막이다. 뭣도 모르고 할 때 다리가 풀렸다. 이게 내 자리가 맞나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에 2경기는 안되는 경기였는데 대단한 열정으로 선수들이 해줬다.
-감독 대행을 하면서 앞으로의 꿈이 생겼을 것 같은데.
▶이런 연락을 많이 받았다. 분석을 하고 비주류고, 배구 선수로서 훌륭한 선수는 아니었는데…. 선수 생활을 하면서 훌륭한 선수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도 많은데 그런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많은 선배 분들로부터 격려의 메시지를 받았다.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 좋은 선수는 아니었지만 노력하면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나아가서 정식 감독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건 꿈이고, 나처럼 비주류고 좋은 선수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면으로 배구계에서 일을 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감독 대행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배운 점이 있다면.
▶모든 순간이 선택이다. 내가 하는 스케줄이나 컨디션 관리나 훈련에 대해서 이게 맞나 생각했다.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예전엔 오더를 받아서 했다. 선수들 관리하고 준비하고 어떤 부분이 잘됐고 안됐는지를 판단했다. 5라운드와 6라운드 때 훈련 강도를 바꿨다. 그러면서 좋은 성적을 냈고. 배울 수 있었다.
안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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