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당한 사람 맞나… 오타니, 최악의 상황에도 야마모토 챙겼다[스한 이슈人]

이정철 기자 2024. 3. 2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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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가 가장 믿고 의지하던 사람을 잃었다.

10년간 동고동락했던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오타니의 계좌로 불법 도박의 돈을 송금한 사실이 밝혀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의 계약을 맺고 다저스로 옮겼을때도 잇페이는 오타니와 함께 둥지를 옮겼다.

순식간에 가족같은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오타니로서는 야마모토의 아픔을 모른척 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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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가 가장 믿고 의지하던 사람을 잃었다. 10년간 동고동락했던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오타니의 계좌로 불법 도박의 돈을 송금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오타니는 팀동료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아픔을 어루만졌다.

1회초 5실점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야마모토를 위로하는 오타니. ⓒ쿠팡플레이

다저스는 21일 오후 7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 2차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맞대결에서 11–15로 졌다. 이로써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는 서울시리즈를 1승1패로 마무리하게 됐다.

다저스는 이날 선발투수 카드로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내세웠다. 야마모토는 12년 3억2500만달러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 최고액 투수로 우뚝 선 투수. 그러나 야마모토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1이닝 5실점으로 속절없이 무너졌다.

1회초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야마모토는 쓴웃음을 지었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난타 당한 상황이기에 누구보다 속이 쓰렸을 터.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부터 더그아웃 앞에서 마중나와 야마모토를 다독였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오타니가 움직였다. 야마모토와 함께 일본인 메이저리거인 오타니는 야마모토에게 다가가 위로의 손길을 보냈다. 이어 회가 거듭되도 끊임없이 말을 걸며 야마모토에 다친 마음을 위로해줬다.

1이닝 5실점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야마모토에게 위로를 보내는 오타니. ⓒ쿠팡플레이

사실 오타니는 누구를 위로할 처지가 아니었다. 21일 그동안 가장 믿고 의지하던 통역사 잇페이에게 배신을 당했기 때문이다. 2013시즌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부터 동고동락했던 잇페이는 오타니의 모든 것을 관리하고 도움을 줬던 인물이다.

잇페이와 오타니의 인연은 1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3년 닛폰햄 파이터즈의 유니폼을 입었을 때 잇페이는 외국인 선수 통역사였다. 둘은 가까워졌고 2017년 오타니가 LA 에인절스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했던 당시 잇페이를 전담 통역사로 고용해 미국 생활을 함께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의 계약을 맺고 다저스로 옮겼을때도 잇페이는 오타니와 함께 둥지를 옮겼다.

그런데 알고보니 잇페이가 도박 빚에 허덕이는 중이었다. 스포츠 전반에 걸쳐 불법 도박을 했고 빚이 감당할 수 없는 선에 이르르자 오타니 계좌에 손을 댄 것으로 밝혀졌다. 무려 450만달러(약 60억원)의 돈이 송금됐다. 결국 다저스는 20일 잇페이를 해고했다.

순식간에 가족같은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오타니로서는 야마모토의 아픔을 모른척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같은 팀동료, 특히 일본인 메이저리거인 야마모토에게 오타니는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결국 야마모토는 시간이 지날수록 웃음을 되찾았다. 자신이 가장 힘든 상황임에도 타인을 위로할 줄 아는 모습을 보여준 오타니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오타니(왼쪽)·야마모토.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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