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게임노트] 혼자 무안타면 어때, 고척의 왕이었는데…'역사적 서울 시리즈' 볼넷→희플→볼넷→도루

신원철 기자 2024. 3. 2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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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성은 집처럼 익숙하던 고척돔에서 한국 야구 역사상 최초의 메이저리그 경기에 출전하는 영광을 누렸다. ⓒ 연합뉴스
▲ 팬들의 환호와 함께 그라운드에 등장한 김하성.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역사적인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그 경기를 마쳤다. 홈런도 안타도 없었지만 이틀 동안 관중석을 가득 채운 야구 팬들은 김하성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고 환호했다.

김하성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LA 다저스와 개막 2차전에 5번타자 유격수로 나와 4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첫 타석에서 3점 차로 달아나는 희생플라이로 시즌 첫 타점을 올렸고, 4회에는 볼넷으로 출루한 뒤 시즌 1호 도루에 성공했다. 샌디에이고는 15-11로 다저스를 꺾고 서울 시리즈를 1승 1패로 마쳤다. 매니 마차도의 3점 홈런을 포함해 장단 17안타가 터졌는데 김하성은 안타를 치지 못했다.

#김하성 서울 시리즈 7타수 무안타 2볼넷 1타점 1도루

20일 1차전 3타수 무안타 1볼넷, 2-5 패배

21일 2차전 4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희생플라이) 1도루, 15-11 승리

샌디에이고는 다저스가 야심차게 영입한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 몸값'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두들겼다. 야마모토는 1회에만 안타 4개와 볼넷, 몸에 맞는 공을 각각 하나씩 내줬다. 샌디에이고는 나간 주자들을 대부분 불러들이며 5점을 먼저 뽑았다. 1회초가 끝났을 뿐인데 승리 확률(WP)은 87.2%였다.

그러나 이 5점은 승리를 장담할 만한 점수가 아니었다. 샌디에이고는 9-2로 앞선 3회말 4점을 내주면서 쫓기기 시작했다. 5회말 1사 1루에서는 다저스 1번타자 무키 베츠가 서울 시리즈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샌디에이고는 10-8로 2점 차까지 쫓겼다. 6회 루이스 캄푸사노의 적시 2루타가 샌디에이고에 3점 여유를 가져왔다. 이제는 투수들의 시간이 찾아왔다.

샌디에이고는 20일 경기에서 불펜을 7명이나 동원하고도 2-5로 졌다. 2경기 시리즈이기는 해도 이틀 연속 불펜을 총동원하기는 어려웠다. 선발 조 머스그로브가 2⅔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고전한 가운데 톰 코스그로브가 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세 번째 투수로 나온 선발 자원 마이클 킹이 3⅓이닝 2실점으로 긴 이닝을 책임져 준 덕분에 경기 후반에는 전문 불펜투수들이 나올 수 있었다. 마쓰이 유키(⅔이닝)와 스티븐 콜렉(⅔이닝 2실점)에 이어 로버트 수아레스가 4아웃 세이브를 달성했다. 마차도는 12-11로 쫓기던 9회초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날렸다.

▲ 김하성(왼쪽)과 고우석이 나란히 앉아 다저스전을 지켜보고 있다.

#샌디에이고 선발 라인업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타일러 웨이드(3루수)-잭슨 메릴(중견수), 선발투수 조 머스그로브

마이크 실트 감독은 김하성을 오른손 선발투수 상대 5번타자로 생각하고 있다. 시범경기부터 이 타순을 고수하고 있지만, 초반만 하더라도 테스트의 의미가 강했다. 김하성이 꾸준히 좋은 결과를 내자 5번 자리에 고정하기로 했다. 김하성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0.308, OPS 0.926을 기록했다.

실트 감독은 21일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김하성의 5번 기용에 대해 "김하성은 작년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 여러가지를 고려했을 때 김하성이 5번 타순에 있을 때 좋은 점이 있다고 본다. 베이스 위에서도 마찬가지다. 김하성은 그라운드 전체를 활용하는(다양한 방향으로 타구를 날리는) 선수다"라고 밝혔다.

▲ 김하성은 1회 첫 타석에서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상대로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렸다. ⓒ 연합뉴스
▲ 김하성은 3억 2500만 달러의 사나이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상대로 시즌 1호 타점을 올렸다. ⓒ 연합뉴스

김하성은 첫 타석에서 무사 1, 3루 타점 기회를 얻었다. 다저스 선발 '3억 2500만 달러의 사나이'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시작부터 구위와 제구 어디에서도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보가츠가 중전안타로, 타티스 주니어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크로넨워스가 2타점 3루타를 날렸다. 마차도가 볼넷으로 걸어 나가면서 김하성 앞에 주자가 2명 깔렸다.

김하성은 볼카운트 3-1 유리한 상황에서 낮게 들어온 포심 패스트볼을 들어올려 중견수 쪽으로 날렸다. 3루에 있던 크로넨워스가 가볍게 홈을 밟아 점수 3-0이 됐다. 샌디에이고는 캄푸사노가 3루수 맥스 먼시의 옆을 스치는 행운의 2루타로, 웨이드가 우전 적시타를 치면서 5-0까지 달아났다.

야마모토는 단 1이닝 만에 안타 4개 볼넷 1개 몸에 맞는 공 1개를 내주고 5실점했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데뷔전 성적은 평균자책점 45.00이다.

▲ 김하성의 희생플라이를 친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김하성은 2회 다저스 두 번째 투수 마이클 그로브를 상대했다.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가운데 몰린 커터를 받아쳤는데 우익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뜬공 아웃으로 물러났다.

9-6으로 쫓기기 시작한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을 얻은 뒤 시즌 1호 도루에 성공했다. 세 번째 투수로 나온 카일 허트의 제구가 잡히지 않았을 때 성급하게 나서지 않고 공을 골라 나갔다. 이어 1사 후 캄푸사노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 시즌 1호 도루다.

6회에는 이닝 시작과 함께 등판한 알렉스 베시아의 초구를 공략했다. '바뀐 투수의 초구를 공략하라' 전략. 타구 속도는 시속 101.6마일(163.5㎞)로 빨랐지만 제대로 맞히지 못했다. 발사각 44도로 높게 뜨면서 좌익수 뜬공이 됐다.

7회 5번째 타석은 특히 아쉬웠다. 샌디에이고는 라이언 야브로를 상대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보가츠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크로넨워스가 좌전안타, 마차도가 볼넷으로 나갔다. 김하성은 야브로의 낮게 들어오는 슬라이더를 건드려 포수 파울 플라이에 그쳤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안타가 나오지 않았다. 마차도의 3점 홈런이 나온 뒤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JP 페예레이센의 초구 높은 패스트볼을 건드려 중견수 뜬공을 기록했다. 타구가 나오자마자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방망이를 그라운드에 내던졌다.

▲ 시즌 1호 도루에 성공한 김하성. ⓒ 연합뉴스
▲ 김하성은 서울 시리즈의 주인공이었다. 호쾌한 홈런은 나오지 않았지만 김하성이 등장하기만 해도 팬들의 함성이 고척돔을 꽉 채웠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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