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린 진순기 대행 “내 역할은 오늘 저녁까지…‘비주류’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스경X현장]
다사다난한 한 시즌을 보낸 진순기 현대캐피탈 감독대행이 결국 눈물을 훔쳤다.
현대캐피탈은 2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준플레이오프 단판 대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25-22 22-25 21-25 25-22 13-15)로 패했다.
정규리그 6라운드에서 5승 1패를 기록하며 극적으로 봄 배구 티켓을 잡은 현대캐피탈은 아쉽게 장충행을 눈 앞에 두고 시즌을 마감했다.
경기 후 진순기 감독대행은 한 시즌의 소회를 밝히다가 눈물을 흘렸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말 9시즌 동안 팀을 지휘한 최태웅 감독을 경질했다. 그리고 진순기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진순기 대행은 이전까지 전력 분석관이었다. 선수 시절 프로 경험이 없던 무명의 그는 현대캐피탈을 봄배구로 이끌었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진 대행에게 정해진 이별 기한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6일 프랑스 출신 필립 블랑 갑독을 다음 시즌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전했기 때문이다.
진 대행은 “그동안 여러 일들이 있었다”라며 “구단에서 당연히 해야할 일들을 해야하는 과정이었다. 기대 이상으로 우리 선수들이 잘해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충분히 강팀이라는 걸 보여드릴 수 있었던 시즌”이라고 자평한 진 대행은 “시작은 불안했지만 그래도 그런 부분들이 사람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제 역할은 오늘까지”라고 했던 진 대행은 “구단과 새로운 코치의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된 걸로 알고 있는데 나는 경기에 집중하라고 그런걸 공유하지 않았다. 끝나고 다시 이야기해야할 것 같다. 나의 역할은 오늘 저녁까지였다. 어떤 역할을 맡을 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맡은 바 최선을 다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선수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말하던 진 대행은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정말 고생 많았고 대단했고 자랑스럽다”며 “이렇게 까지 할 수 있던건, 선수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눈물을 삼킨 그는 “힘들었는데 다 선수들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눈물을 닦으며 이야기했다.
진 대행은 “내년에 더 훌륭한 감독님이 오시니까 더 선진화된 시스템 도입하고 많은 노력과 투자 아끼지 않고 있으니까 더 발전되서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처음 팀을 지휘할 때 “다리가 풀렸었다”라며 당시를 떠올린 진 대행은 “경기에 들어갈 때 이게 제 자리가 맞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돌이켜보기도 했다.
스스로를 ‘비주류’라고 표현한 진 대행은 “선수로서 훌륭한 선수들이 아니었지만 모든 스포츠계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며 “격려의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나아가서 정식 감독이나 이런걸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인다면 좋겠지만 일종의 꿈이다”라고 바람을 표했다. 이어 “나처럼 비주류 사람들도 다양한 방면으로 일할 수 있고 잘 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게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안산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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