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만큼 풍성한 도쿄의 ‘책 거리’[책과 삶]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
박순주 지음
정은문고 | 370쪽 | 2만8000원
일본 도쿄에 ‘진보초(神保町)’라는 책 거리가 있다.
메이지 시대(1868~1912)에 도쿄대학, 센슈대학, 메이지대학, 주오대학 등이 이 거리에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170여개 서점과 240여개 출판사·잡지사·인쇄소가 자리를 잡았다. 정치·경제 전문 유히가쿠서점이 1877년 처음으로 생겼으니 147년 동안 책의 문화를 이어왔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책 거리다.
저자 박순주는 진보초 서점 18곳을 찾아 역사와 특색, 점주들과의 인터뷰를 기록해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에 담았다. 진보초가 처음인 ‘초급자’부터 익숙한 ‘고급자’까지 흥미를 느낄 내용이 쏠쏠하다.
진보초에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서점이 많다. 1902년 문을 연 유럽과 미국의 고서 전문 기타자와서점, 1907년 문을 연 고지도 전문 신센도서점, 1918년 문을 연 영화·연극 전문 야구치서점 등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고도로 전문화돼 있기에 서점 사이 경쟁이 덜하다. 서점 직원은 연구자 수준의 지식을 갖췄다. 이 밖에도 다양한 서점에 아이돌, 바둑, 오컬트, 고양이 등 무수한 관심사를 다룬 책들이 산더미다.
진보초 서점들도 한국처럼 경영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지만 저마다의 비결로 씩씩하게 자리를 지켰다.
파사주 바이 올 리뷰스는 책장마다 주인이 다른 ‘셰어형 서점’이다. 분포도는 온갖 미술 재료를 파는 화방으로 더 유명하다. 로코서방에선 가로 2㎝, 세로 3㎝의 작은 크기로 정성스레 제작한 ‘콩책’을 볼 수 있다.
여행객을 위한 가이드 정보도 담았다. 진보초 전문 잡지 ‘오산보 진보초’ 편집장이 추천하는 레트로 건축 산책로를 지도와 함께 소개한다. 식당, 카페, 극장, 축제 등 진보초에 숨은 명소와 볼거리를 알려준다. 서점마다 고유한 특색을 뽐내는 북커버 디자인도 보여준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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