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도 여기 돈 넣을까”…이틀새 2700억원 몰렸다지만
5대銀 예금잔액 11조원 넘어
엔화가치는 되레 더 낮아져
美와 금리차 약세요소 여전
“연말께 엔화 강세 기조” 분석
닛케이지수 사상최고치 경신
21일 주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단행된 지난 19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엔화예금 잔액 합산은 1조2306억엔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 잔액(1조2129억엔) 보다 177억엔 증가한 수치이다.
이달들어 지난 15일까지 엔화예금 증가세는 주춤한 상태였다. 지난 15일 기준 5대 은행 엔화예금 잔액 합산액은 1조2066억엔으로 지난달 말 보다 63억엔 가량 줄어든 상태였다. 엔화값이 100엔당 880원대~890원대를 오가며 약세를 보인 것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1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은행에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처음 보도하고 지난 19일 일본은행은 -0.1%이던 단기정책 금리를 0.1%포인트 올려 단기금리를 0∼0.1%로 유도하기로 하자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일본은행은 양적완화의 핵심정책이던 수익률곡선제어(YCC)과 상장지수펀드(ETF)·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도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18~19일 5대 은행 엔화예금 통장에 300억엔의 자금이 다시 들어왔다. 국내 재태크 커뮤니티에서도 엔화에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들이 오가는 모습도 보였다. 엔화예금은 이자 수익이 거의 없지만, 엔화 가치가 낮을 때 사서 비쌀 때 되파는 방식으로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외화를 원화로 되팔 때 보통 1% 안팎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은행들과 달리 재환전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토스뱅크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마이너스금리 해제에도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일본의 금리인상폭이 적어 미국과의 차이가 여전한 점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의 총재의 추가 금리인상 입장이 없는 것△일본은행이 완화적 금융정책을 지속할 계획인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 등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일본 중앙은행의 정책결정이 일본 국채금리 상승이나 갑작스러운 엔화 강세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쯤부터 엔화 가치가 점진적으로 올라 연말쯤 엔화 강세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기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미국 달러보다 금리를 높이는 엔화의 점진적 강세를 예상한다”면서 “올해 12월엔 1달러당 140엔을 하회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일본은행이 올해 연말까지 두 차례 내외로 추가 금리를 인상해 연말 기준 금리 0.3%를 예상한다”면서 “올해 연말로 갈수록 엔화 강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봤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시장에서는 일본 기준금리가 1년 후 0.18%포인트, 3년 후 0.45%포인트 등으로 완만하게 인상될 것으로 보는 등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다”며 “장기적으로 엔화 강세가 가능해도 그 속도는 매우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닛케이지수는 21일 직전 거래일보다 812포인트(2.03%) 오른 4만815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한때 4만823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로써 닛케이지수는 이달 4일에 기록한 종가 기준 최고치인 4만109와 지난 7일의 장중 최고치인 4만472를 모두 넘어서게 됐다.
종목별로는 일본 산업을 대표하는 반도체와 자동차, 상사 등 대부분이 올랐다. 이날 상승세는 미국과 일본 양국 중앙은행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한 것이 주요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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