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통한의 동점골 취소 → VAR 없어 항의만…일본, 전반 2분 골로 1-0 승리 '이제 평양 원정 간다'

조용운 기자 2024. 3. 2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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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도쿄 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홈팀 일본이 전반 2분 다나카 아오의 결승골에 힘입어 북한을 1-0으로 꺾었다. 이제 두 팀은 평양으로 장소를 옮겨 26일 4차전을 펼친다.
▲ 21일 도쿄 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홈팀 일본이 전반 2분 다나카 아오의 결승골에 힘입어 북한을 1-0으로 꺾었다. 이제 두 팀은 평양으로 장소를 옮겨 26일 4차전을 펼친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북일전이 싱겁게 끝났다. 일본이 킥오프 2분 만에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챙겼다.

일본은 21일 도쿄 신 국립경기장에서 펼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B조 3차전에서 북한을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일본은 3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유지했다. 북한은 시리아와 1차전을 패한 뒤 미얀마를 크게 이기면서 일본 원정에 기대를 모았으나 1승 2패로 순위 하락 위기에 놓였다.

북한 축구는 한동안 국제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도에 기권했다. 베일에 가려졌던 북한 축구는 이번 2차예선을 통해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월 펼쳐질 일본과 북한의 2연전에 관심이 쏠렸다. 두 팀은 의외로 상대전적이 팽팽하다. 경기 전까지 8승 4무 7패로 일본의 근소한 우세였다. 일본 상대로 북한이 거친 플레이로 종종 재미를 봤었기에 홈 앤드 어웨이로 펼쳐질 2연전이 B조 순위 싸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었다.

북한 선수단은 경기 이틀 전인 19일 하네다 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땅을 밟았다. 30여 명의 경비대원과 순찰대원이 삼엄한 경비 자세로 입국장을 경호했다. 200여 명의 재일본조선인총연맹(이하 조총련) 회원들의 환영을 위해 대기했다. 총 36명의 북한 선수단은 인공기를 흔드는 조총련의 환대를 받으며 별다른 말 없이 버스에 탑승했다. 일본에서 실시한 훈련도 비공개로 진행했다.

홈팀 일본의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채운 가운데 북한도 배정된 3,000석을 꽉 채워 눈길을 끌었다. 조총련 회원 및 학생들로 구성된 응원단이 빨간색으로 무장해 북한에 힘을 불어넣었다. '이겨라 조선', '공화국의 위용 떨치자' 등의 문구도 곁들였다.

▲ 21일 도쿄 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홈팀 일본이 전반 2분 다나카 아오의 결승골에 힘입어 북한을 1-0으로 꺾었다. 이제 두 팀은 평양으로 장소를 옮겨 26일 4차전을 펼친다.
▲ 21일 도쿄 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홈팀 일본이 전반 2분 다나카 아오의 결승골에 힘입어 북한을 1-0으로 꺾었다. 이제 두 팀은 평양으로 장소를 옮겨 26일 4차전을 펼친다.

일본과 북한 모두 베스트로 나섰다. 일본은 선발 11명 전원 유럽파로 구성했다. 마에다 다이젠(셀틱)과 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 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를 최전방에 두고 미나미노 다쿠미(AS모나코), 모리타 히데마사(스포르팅CP), 다나카 아오(뒤셀도르프)를 2선에 배치했다. 포백은 이토 히로키(슈투트가르트), 마치다 고키(위니옹 SG), 이타구라 고(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스가와라 유키나리(AZ 알크마르)가 섰다. 골문은 혼혈 골키퍼인 스즈키 자이온(신트 트라위던)이 지켰다.

북한은 모두 자국에서 뛰는 선수들이었다. 정일관(조선체육대), 한광성(4.25체육단), 백충성(려명체육단)이 공격진을 이뤘고, 최주성(선봉체육단), 리은철(선봉체육단), 김국범(려명체육단)이 미드필드를 구성했다. 수비는 김범혁(려명체육단), 김유성(압록강체육단), 장국철(리명수체육단), 김경석(선봉체육단)이 호흡을 맞췄다. 골키퍼는 강주혁(홰불체육단)이 나섰다.

기대와 달리 승패가 일찍 가려졌다. 전반 2분 만에 일본이 선제 득점으로 균형을 깼다. 왼쪽 깊숙하게 파고들어 볼을 살린 일본은 도안이 문전으로 내준 패스를 다나카가 오른발로 가볍게 차 넣어 시작과 함께 골망을 흔들었다.

일본은 계속 북한을 흔들었다. 마에다가 전방 압박으로 볼을 가로챈 뒤 직전 슈팅까지 연결했고, 전반 11분에는 수비형 미드필더인 모리타가 박스 안까지 치고 들어와 왼발로 감아차 추가 득점에 열을 올렸다.

일본의 거센 공격에 강주혁 골키퍼가 바빠졌다. 전반 13분 아크 정면에서 도안이 시도한 왼발 논스톱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냈다. 29분에도 도안이 박스 오른쪽에서 왼발로 감아찼는데 강주혁 골키퍼가 차분하게 잡아냈다. 35분 코너킥 수비에서는 골문을 비우고 나와 펀칭하는 좋은 판단력을 보여줬다.

▲ 21일 도쿄 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홈팀 일본이 전반 2분 다나카 아오의 결승골에 힘입어 북한을 1-0으로 꺾었다. 이제 두 팀은 평양으로 장소를 옮겨 26일 4차전을 펼친다.
▲ 21일 도쿄 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홈팀 일본이 전반 2분 다나카 아오의 결승골에 힘입어 북한을 1-0으로 꺾었다. 이제 두 팀은 평양으로 장소를 옮겨 26일 4차전을 펼친다.

전반이 끝나기 전 일본이 달아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미나미노의 절묘한 침투 패스에 맞춰 도안이 문전으로 파고들어 일대일 상황을 만들었다. 페널티킥보다 골문과 더 가까운 위치여서 득점을 기대할 만했으나 도안의 슈팅을 강주혁 골키퍼가 막아내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일본이 전반에만 6개의 슈팅을 퍼부으며 신을 냈으나 1-0 리드에 만족해야 했다. 북한은 전반 내내 한 차례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하프타임에 절치부심한 북한이 후반 시작과 함께 일본 골망을 흔들었다. 한광성이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시도한 슈팅이 골대 맞고 나왔다. 이를 백충성이 왼발로 밀어넣었다.

그러나 주심은 북한의 동점골을 인정하지 않았다. 백충성이 슈팅하기 전 문전에서 북한 공격수가 일본의 이토를 밀어 파울을 먼저 선언했다. 북한 선수들은 주심을 둘러싸고 비디오 판독(VAR)을 요구했으나 월드컵 2차예선에서는 VAR이 없다.

아쉬움을 삼킨 북한은 전반보다 거세게 올라왔다. 많이 뛰고 일본 선수들과 강하게 부딪히면서 기회를 꽤 만들었다. 슈팅도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리일송의 헤더가 날카롭긴 했지만 일본의 수비를 위협할 만한 장면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일본도 마에다의 왼쪽 돌파 이후 크로스를 올려 우에다가 슈팅하면서 추가 득점을 향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일본은 후반 21분 득점 기회가 좋았다. 북한이 올라오자 볼을 가로채 빠르게 역습으로 이어나갔다. 우에다가 문전까지 파고들어간 뒤 슈팅 기회를 잡았다. 골을 기대할 만한 전개였는데 우에다의 마지막 터치가 좋지 않아 무산됐다. 일본이 달아나지 못하고, 북한도 동점골을 뽑아내지 못하면서 분위기가 과열됐다. 후반 28분 리일송, 30분 강국철이 일본 선수들에게 발을 높이 들어 태클해 경고를 연달아 받았다.

▲ 21일 도쿄 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홈팀 일본이 전반 2분 다나카 아오의 결승골에 힘입어 북한을 1-0으로 꺾었다. 이제 두 팀은 평양으로 장소를 옮겨 26일 4차전을 펼친다.
▲ 21일 도쿄 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홈팀 일본이 전반 2분 다나카 아오의 결승골에 힘입어 북한을 1-0으로 꺾었다. 이제 두 팀은 평양으로 장소를 옮겨 26일 4차전을 펼친다.

북한의 힘이 거세지자 일본은 엔도 와타루(리버풀)를 시작으로 아사노 다쿠마(보훔), 다니구치 쇼고(알 라이얀), 하시오카 다이키(루튼 타운) 등을 투입하면서 굳히기에 들어갔다. 전술도 후반 30분부터 스리백으로 바꿔 수비에 더 숫자를 뒀다. 후반 35분 우에다의 슈팅이 절묘했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나면서 1-0 승리로 끝났다.

이제 두 팀은 장소를 평양 김일성 경기장으로 바꿔 4차전을 치른다. 북한 입장에서는 13년 만에 일본을 홈으로 불러 경기한다. 2011년 브라질 월드컵 예선 당시 김일성 경기장에 모인 5만 관중이 일본 선수들에게 야유를 퍼부으며 압박한 끝에 북한이 1-0으로 이긴 바 있다.

일본은 북한을 방문해 공포를 느꼈다. 당시 일본 대표팀은 4시간 동안 평양 순안공항에 억류됐다. 수화물 검사가 길게 진행됐고, 반입하려던 음식물을 압수당했다"며 "휴대전화와 노트북도 들고 들어가지 못했고, 일본축구협회는 선수단에 산책과 쇼핑 금지를 신신당부할 정도였다.

▲ 21일 도쿄 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홈팀 일본이 전반 2분 다나카 아오의 결승골에 힘입어 북한을 1-0으로 꺾었다. 이제 두 팀은 평양으로 장소를 옮겨 26일 4차전을 펼친다.
▲ 21일 도쿄 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홈팀 일본이 전반 2분 다나카 아오의 결승골에 힘입어 북한을 1-0으로 꺾었다. 이제 두 팀은 평양으로 장소를 옮겨 26일 4차전을 펼친다.

지금도 일본의 북한 원정은 준비 과정부터 험난하다. 지난 15일 일본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19일 현장 답사를 목적으로 예정됐던 평양 방문이 취소됐다. 일본축구협회는 인조 잔디 등 선수단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대표단을 꾸려 평양 방문을 계획했지만 항공편 문제로 무산됐다.

더 큰 문제는 6일 평양에서 펼쳐질 북일전은 생중계로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유엔(UN) 대북제재에 따라 지상파 및 인터넷 중계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중계권을 거래할 수 없는 상황이라 깜깜이로 진행될 예정이다. 2019년 10월 카타르 월드컵 예선차 평양 원정에 나섰던 벤투호의 경기를 아직도 보지 못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결과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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