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뿔났다, 英 정부와 정면충돌 "하위 리그에 1조 5000억 지원 못해!"
미국 정부는 주요 우방국가에도 올림픽 보이콧을 종용했다. 여기에는 영국도 해당됐다. 하지만 영국은 입장이 달랐다. 스포츠에 정치를 개입시켜서는 안 된다는 게 영국 아마추어리즘의 기본 정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국은 미국의 보이콧 압박에도 불구하고 모스크바 올림픽에 참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영국 아마추어리즘의 전통은 깨졌다. 영국 정부가 잉글랜드 축구 하위 리그에 6년간 약 1조 5000억원 지원을 거부한 프리미어리그(EPL)에 칼을 빼들며 스포츠에 적극 개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EPL의 지원을 통한 하위 리그 클럽들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축구 거버넌스 법안(Football Governance Bill)을 20일(한국시간) 의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에는 독립적인 잉글랜드 축구 감독 기관 설립도 포함돼 있다.
영국 정부가 이같은 법안을 만들게 된 근본적 이유는 잉글랜드 축구의 하부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2부~5부리그 클럽들이 경영난에 허덕이며 몰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기간에 하위 리그 클럽들의 재정상태는 악화됐다. TV 중계권료나 스폰서십 수입이 턱없이 적은 하위 리그 팀들은 주로 관중 입장 수입에 크게 의존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입장 수입이 현저히 줄어들자 도산하는 클럽들이 각 지역에서 발생했다.
잉글랜드 하위 리그 클럽들은 축구 거버넌스 법안의 국회 상정을 환영했다. 잉글랜드 축구의 하위 리그를 총괄하는 잉글랜드풋볼리그(EFL)의 릭 패리(69) 의장은 "이 기념비적인 법안은 잉글랜드 축구의 잘못된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해 모든 클럽들이 공정한 환경 속에서 발전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반색했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구단주 데이비드 설리반(75)도 축구 거버넌스 법안을 혹평했다. 그는 "EPL은 전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다. 또한 EPL은 (잉글랜드의) 거대한 수출상품이다. 우리의 수입을 하위 리그에 분배한다면 EPL의 경쟁력은 약화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17일 EPL 클럽들은 하위 리그에 향후 6년간 1조 5000억 원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며 영국 정부와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EPL 팀들은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하위 리그에 약 2조 7000억 원을 분배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현재 시행 중인 EPL의 하위 리그 지원 액수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2023년 영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EPL 클럽들과 2부 리그인 챔피언십 클럽들의 연간 매출 격차는 약 6조 8000억 원에 달한다.
잉글랜드 축구 하위 리그를 정상화하기 위한 영국 정부 차원의 축구 거버넌스 법안 발의는 분명 의미가 크다. 하지만 현재 영국을 상징하는 최고의 소프트 파워이자 수출 상품인 EPL은 하위 리그 지원액이 커지면 국제 경쟁력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EPL은 미국프로농구 NBA나 미국 프로야구 MLB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NBA나 MLB는 큰 이변이 없는 한 향후에도 농구와 야구 종목에서 최고의 리그로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EPL은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유럽 프로축구 리그와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영국 정부와 EPL의 갈등 양상은 축구 거버넌스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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