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 주주권 행사 나선 국민연금, 캐스팅보트 행보 주목
한미약품, OCI와 통합안 대결
고려아연·영풍의 집안 싸움 등
국민연금 ‘키 플레이어’로 부각
삼성물산 맞붙은 행동주의펀드
국민연금 반대에 완패로 끝나
대한항공 등 사내이사 안건 반대
지분 영향력 미미… 뜻 못 이뤄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계획에 반대하는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21일 동생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과 함께 연 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이 법률적 문제 등을 깊이 고려해 올바른 쪽으로 의결되도록 하는 것도 좋다”며 의결권 행사를 요청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그룹 사주 일가 간 벌어지고 있는 경영권 분쟁의 승패를 가를 ‘키’를 쥐고 있다.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아내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을 상대로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사장은 OCI그룹과의 통합을 결사반대하고 있다. 오는 28일 열릴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선 지분이 21.86%에 달하는 모녀와 지분이 20.47%인 형제의 팽팽한 대결이 예고된 가운데, 국민연금의 지분 7.66%가 어디로 향하느냐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이 매번 뜻을 관철해온 것은 아니다. 이날 열린 대한항공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에 대해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의무가 소홀하다”는 이유로 반대했지만 조 회장은 무난히 재선임됐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7.61%를 보유한 2대 주주이고,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이 26.1%로 확고부동한 1대 주주다. 결국 60%에 달하는 소액주주가 국민연금의 뜻을 따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국민연금은 효성그룹을 이끄는 조현준 회장, 조현상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조 회장은 횡령·배임 등으로 기업가치 훼손 이력이 있고 조 부회장도 감시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무난히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말 기준 ㈜효성 지분율은 6.2%에 불과하지만, 조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56.1%에 달한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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