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동훈, 쪼매(좀) 하네"…신뢰 보낸 TK 민심

박정민 2024. 3. 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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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귀국·황상무 사퇴' 잘 한 일"
"도태우 아쉽지만 여당에 힘 실어야"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대구] 21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구경북(TK)을 방문한 가운데, 지역 민심은 한 위원장의 '이종섭·황상무' 논란 관련 소신 행보를 계기로 우호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최근 공천 취소된 도태우 대구 중·남구 후보에 대한 동정 여론도 감지됐으나, 그럼에도 "여당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1일 대구 달서구 윤재옥 대구 달서구을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찾아 손가락 2개를 들어보이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시스]

한 위원장은 이날 대구 달서구 월배로를 시작으로 서문시장, 동성로, 경산시장 등 TK 중심지를 방문했다. 특히 서문시장을 처음 찾는 한 위원장을 보기 위해 수천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장사진을 쳤다.

지역민 다수는 최근 이종섭, 황상무 관련 논란 소신 행보로 용산과 대립각을 세웠던 한 위원장의 모습을 높이 평가했다. 달서구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최선평(이하 가명)씨는 서문시장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한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반대하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소신 있게 대응하는 모습이 오히려 괜찮았다"며 "보고 '쪼매(조금) 하네' 싶더라. 아무리 여당 대표라도 할말은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라고 밝힌 50대 김옥자 여사는 "대통령이 국정에 바쁘다 보면 현장 민심을 알기 어렵다. 한 위원장이 이종섭 대사 귀국, 황상무 수석 사퇴를 요구한 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당 대표로서 계속 신뢰받는 인상을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총괄선대위원장)이 21일 대구 동성로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정민 기자]

도심 번화가 동성로에서는 한 위원장에게 열광하며 셀카, 사진을 요청하는 청년층의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20대 남성 김유진씨는 "윤 대통령에게 불통 이미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솔직하고 스스럼 없이 소통하는 모습이 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며 "주변(지역 청년)에서도 한 위원장에 대한 호감도가 생각보다 높다"고 전했다.

이날 서문시장과 동성로에는 최근 여당의 도태우 대구 중, 남구 후보 공천 취소를 비판하는 지지자들이 모여 여당 지지자, 일부 시민과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지역민은 도 후보가 경선을 거쳐 후보가 된 만큼, 공천 취소가 안타깝다고 밝혔다.

서문시장 인근 상인 이욱재(50대)씨는 "도 후보가 억울한 점은 있을 것 같다. 과거 발언(5·18)에 사과도 했다고 들었다"며 "도 후보의 무소속 출마를 비판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40대 달서구 주민 최형모씨는 "지역 어르신들은 오히려 도 후보의 발언을 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며 "지역민들의 지지가 있으니 도 후보도 (선거를) 완주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지지자에게 사탕을 선물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여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자신을 보수 성향이라고 밝힌 이병희씨(40대 남성)는 동성로에서 "공천이라는 게 언제나 억울한 사람이 나오는 것 아니냐. 여당도 선거를 이겨야 하는데 (도 후보 취소가)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며 "안타깝지만 도 후보가 여당을 위해 힘을 실어주는 게 어땠을까하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중구 거주 남성 오성진(40대) 씨는 도 후보 당선 전망과 관련해 "지역(중·남구)에서 도 후보 동정 여론과 여당에게 힘을 싣자는 여론이 팽팽한 것 같다"며 "그러나 개인적으론 발언 논란이 있는 만큼 도 후보가 당선되는 모습은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도 후보는 중·남구에서 국민의힘이 재공천한 김기웅 후보와 맞붙는다.

도 후보와 더불어 경북 경산에 무소속 출마한 최경환 후보(전 국무총리)도 TK 민심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 후보의 경우 경산 4선 의원 출신이자 '박근혜계' 좌장으로 불리며 지역 내 인기가 높다.

21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구 서문시장 거리를 찾은 가운데, 최근 여당의 도태우 대구 중·남구 후보 공천 취소에 반발한 일부 지지자들이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도 후보는 대구 중·남구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 [사진=박정민 기자]

경산에서 만난 50대 주민 설영훈씨(남)는 "최 후보는 지역에서 오래 기반을 쌓아왔다. 아울러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TK 표심을 얻으면 무소속 당선 가능성이 높다"며 "도 후보와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경환 후보는 경산에서 국민의힘 조지연 후보와 대결한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경산시장 유세에서 조 후보를 소개하며 "조지연을 선택하는 것이 우리를 선택하는 것이다.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최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남겼다. 아울러 "우리는 무소속 출마자의 복당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최 후보와 철저히 선을 그었다.

이날 국민의힘은 내주 한 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K의 상징인 박 전 대통령을 만나 보수 결집을 시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유영하 변호사는 국민의힘 대구 달서갑 후보에 공천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인근 지역 출마 후보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시스]
/대구=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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