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러닝’ 선도학교... 경기교육 ‘新바람’ [꿈꾸는 경기교육]
AI 활용·에듀테크 적용 교과 활성화
교원 AI·디지털 수업역량 강화 연수
전문 학습 공동체 운영 등 적극 지원
누구도 소외 없는 미래 융합교육 실현
올해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경기도교육청의 인공지능(AI) 기반 교수·학습플랫폼 ‘하이러닝’은 많은 분야에서 우리 교육 현장을 바꾸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미 하이러닝을 도입해 운영했던 학교들은 이러한 변화를 더욱 체감하고 있다.
하이러닝의 가장 큰 강점은 그동안 교육현장이 갖고 있던 단점을 극복했다는 데 있다. 그간 교육현장에서는 교사와 학생 간 쌍방향 교육의 도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교사와 학생의 1대다(多) 구조의 한계로 사실상 일방향 교육이 이뤄졌다.
그러나 올해는 이러한 현상을 반드시 극복해야 할 이유가 명확했다. 3년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비대면 환경 속에서 교육받던 아이들의 학습 격차가 두드러지게 벌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결국 학생들의 학습격차는 커져가고, 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을 살피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교육현장의 최우선 과제였던 셈이다.
그렇게 도입된 것이 하이러닝이다. 하이러닝은 AI를 활용해 학생들의 학습 수준을 진단하고 이를 다시 교육에 활용하는 교수·학습플랫폼이다. 이러한 하이러닝이 학교 현장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건 선도학교들의 운영 사례에서도 엿볼 수 있다.
■ 하이러닝 정착 위한 밑거름 쌓은 경기도교육청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초부터 디지털 혁신교육을 현장에 도입하기 위한 다양한 밑거름을 쌓아 왔다. 이후 지난해 9월부터 시범학교라는 이름으로 하이러닝을 도입했던 학교를 이제 ‘선도학교’라는 새 이름으로 출범시켰다.
하이러닝 선도학교란 교과 교육과정 내에서 학습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 시킬 목적으로 하이러닝과 에듀테크를 활용, 교수·학습을 설계하고 실행하며 성찰하는 교육을 실천하는 학교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달부터 올 연말까지 지역내 총 150개교 내외의 초·중·고교를 하이러닝 선도학교로 선정, 19억5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지원청별로 예산이 분배되면 범위 내에서 학교 수요나 여건을 고려해 선도학교를 정하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선도학교는 학교 구성원이 AI와 에듀테크를 활용한 학생 맞춤형 교육 실천에 관심이 있고, 추진 과제 운영을 통해 디지털 기반 교수학습 혁신을 실천할 의지가 있는 학교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AI활용 및 에듀테크 적용의 수업 운영, 각 교원의 AI·디지털 수업역량 강화 연수 참여 및 전문적 학습 공동체 운영 등을 하게 되는데, 적극적인 의지를 가진 학교여야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선도학교를 통해 하이러닝과 에듀테크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를 넘어 실질적인 효과를 다른 학교로도 전파할 수 있는 선순환의 구조를 구성할 방침이다.
■ 코앞 다가온 국회의원선거, 하이러닝으로 배운다면?
학교 현장에 도입되는 하이러닝의 핵심은 하이러닝 플랫폼, 에듀테크 등을 활용한 학생 맞춤형 교육과 이에 걸맞은 교원의 학습역량 강화로 정의할 수 있다.
우선 언제 어디서나 즐겁게 배움에 참여하는 학생들,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개인별로 맞춤형 교육 실현을 통한 성장,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경험을 확장하고 기회를 확대하는 융합교육이 학생들에게 주는 가장 큰 변화다.
교사들의 경우 교내에 전문적학습공동체를 꾸리게 되고, 수업 사례 나눔을 통해 학생들에 대한 맞춤형 교육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 도교육청 직속기관 연수원에서 대면 및 비대면 연수를 통한 역량 개발 역시 동시에 이뤄진다.
그렇다면, 하이러닝이 실제 학교 현장에 적용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오는 4월 치러지는 국회의원선거를 예로 들어 살펴보자.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사회 교과 시간에 ‘정치과정과 선거’에 대해 배우게 되는데, 이러한 학습을 하이러닝으로 하면 다음과 같은 모습이 된다.
우선 교실에서 운영되는 ‘정치과정과 선거’ 교육은 과거 교과서로 배우던 것과 달리 태블릿PC를 이용해 하이러닝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정치 과정의 의미를 이해하고 이에 참여하는 다양한 정치 주체의 역할을 알아보는 것과, 선거의 기능과 기본 원칙을 이해하고 공정한 선거를 위한 제도 및 기관에 대해 조사하는 것 두 가지를 성취 과제로 둔다.
1차시 교실수업은 통합학습창을 통해 이뤄진다. 학생들은 최근 정책적인 이슈 중 관심있는 정책을 하이러닝 속 ‘질문하기’ 기능을 통해 교사에게 채팅으로 질문한다. 교사는 학생들이 관심을 보인 정책 중 하나를 곧장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운영하는 정부 정책의 집합소 ‘정책브리핑’ 사이트와 연계해 보여 준다. 이후 교사가 학생들의 태블릿PC 화면으로 정치 과정의 모식도를 전달한다. 다원적 이익 표출에서 이익 집약, 정책 결정, 정책 집행, 정책 평가를 거쳐 다시 이익 표출의 단계로 환류되는 과정이 화면에 나타나고 이를 본 학생들은 발표하기 기능을 통해 이 흐름에 대해 직접 발표해 보기도 한다.
2차시 수업에서는 이익집단, 정당, 시민단체, 언론의 역할을 이해하는 수업이 진행된다. 교사가 제시하는 짧은 역할극 대본을 전달하면 직역별로 대본을 작성하고 해당 발언 내용을 중심으로 이들의 역할을 이해해 가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부모의 동의를 수반해 아르바이트가 가능한 연령은 만 15세 입니다. 이를 만 13세로 낮추고자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상황이 주어지면 학생별로 학부모연대(시민단체), 전국 사장님협회(이익집단), 정당, 언론사 등으로 역할을 나누고 이들이 밝힐 의견을 작성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정치에 대한 기초 지식을 쌓았다면 3차시 수업에서는 선거의 기능과 원칙을 이해하기 위한 수업이 이뤄진다. 통합학습창에 나와 있는 선거의 의미와 기능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애니메이션 영상을 통해 이를 학습하는 방식이다. 이후에는 교사가 통합학습창에 보낸 사이버 선거역사관, 선거체험관 등의 링크를 연결해 직접 선거벽보를 만들거나 투표용지를 만들면서 선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4차시 수업에서는 공정한 선거가 필요한 이유에 대한 개념을 공부하고, 이후 선거관리위원회나 선거구법정주의, 선거공영제 등에 대한 유튜브 영상을 통해 학습을 이어간다.
이렇게 학습한 내용은 5차시 수업에서 진단한다. 단원별로 학습했던 내용들을 교사가 제시한 문제를 통해 직접 풀어보는 방식이다. 이후에는 AI가 각 학생의 답을 기반으로 성취 수준을 확인하고 보완할 부분을 피드백 한다. 문제집 역시 태블릿PC에서 풀게 되는데, 학생이 자주 틀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AI가 자동으로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내 확실한 개념 이해가 이뤄지도록 돕게 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AI와 빅데이터에 기반한 학생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실현해 디지털 기반 수업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선도학교 교원들의 역량을 강화해 이들이 다시 선도교원으로 하이러닝의 성과를 공유하고 확산시킬 수 있게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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