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태극마크 달고 뛰는 주민규, 70년 만에 새 역사…‘33세 343일’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 [GOAL 상암]

[골닷컴, 상암] 강동훈 기자 = ‘늦깎이 태극전사’ 주민규(울산HD)가 마침내 태극마크를 달고 뛰면서 지난 1954년 한창화 이후 무려 70년 만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지난 2013년 프로에 데뷔한 후 첫 A매치에 나서는 주민규는 역대 축구대표팀 최고령 A매치 데뷔전(33세 343일) 기록을 세웠다.

주민규는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에서 선발 출전한다. 그는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한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재성(마인츠),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과 함께 공격을 이끌 전망이다.

앞서 주민규는 지난 11일 황선홍 축구대표팀 임시감독이 발표한 소집명단(23명)에 이름을 올렸다. 주민규는 조규성(미트윌란)과 함께 공격수 부문에 포함됐다. 황 감독은 “축구에서 득점은 다른 영역”이라며 “지난 3년간 K리그에서 50골 이상 넣었다. 이런 선수는 전무하다.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다”고 주민규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주민규는 지난 세 시즌 연속 K리그1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 선정된 데다, 2021년(22골)과 2023년(17골) K리그1 득점왕에 올랐다. 주민규는 2022년에도 당시 전북현대 소속이던 조규성과 함께 최다 득점(17골)을 기록했다. 다만 득점수가 동률일 경우 출전수가 더 적은 선수에게 득점왕이 주어지는 규정에 따라 득점왕엔 오르지 못했다.

주민규는 그러나 이같이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도 태극마크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지난 2018년부터 4년간 축구대표팀을 이끈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에게 외면당했고, 지난해 3월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에게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주민규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묵묵히 활약을 이어갔고 마침내 그의 꿈은 이뤄졌다. 주민규는 그동안 자신을 눈여겨봤던 황 감독의 부름을 받으면서 지난 2013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주민규는 당시 역대 축구대표팀 최고령(33세 333일) 발탁 기록을 세웠다.

주민규는 “막내라고 생각하고 머리 처박고 간절하게 열심히 뛰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이런 그는 이날 선발 출전 기회까지 받으면서 축구대표팀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전 기록을 쓰게 됐다. 기존 기록은 무려 70년 전인, 지난 1954년 당시 32세 168일의 나이로 처음 A매치에 출전했던 한창화였다.

한편 황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들고나왔다. 주민규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는 가운데 손흥민을 중심으로 좌우에 각각 정우영과 이재성이 2선에 위치한다. 백승호(버밍엄 시티)와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 중원을 지킨다. 왼쪽부터 김진수(전북현대)와 김영권(울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설영우(울산)가 수비라인을 형성한다.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킨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