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환, 與비례대표 사퇴 3일 만에 尹의 민생특보로

비례대표 공천 두고 尹-韓 갈등 표출 해석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에게 대통령 민생특보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공천에 반발하며 사퇴한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이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특별보좌관으로 위촉됐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을 두고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의 갈등이 간접적으로 표출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 전 위원장을 민생특보로 임명하고 위촉장을 수여했다. 대통령실은 민생특보가 민생과제 발굴 및 민생토론회 후속조치 점검을 돕는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 민생특보는 무보수 명예직이나 규정에 따라 업무수행에 필요한 수당과 실비를 받을 수 있다.

주 전 위원장은 지난 18일 국민의미래 공천 결과 당선이 불투명한 후순위 순번인 24번을 받자 "이번 공천에서 광주는 완전히 배제됐다"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주 전 위원장은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광주지검, 대검찰청에서 같이 근무한 적이 있어 '친윤'(친윤석열) 후보로 꼽혔다.

윤 대통령은 주 전 위원장이 비례대표 후보직을 내려놓은 지 3일 만에 기존에 없던 민생특보 자리를 신설해 곧바로 위촉 절차를 밟았다. 사실상 국민의미래 공천에서 친윤 후보가 배제된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셈이다.

친윤 핵심으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철규 의원이 주 전 위원장을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전날인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미래 공천과정에서 자신이 한 위원장에게 특정인사 당선권 배치를 요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공동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비례 공천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며 주 전 위원장을 추천한 것을 인정했다. 특히 이 의원은 "당초 비례대표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고심해서 결정한 후에 국민의미래로 이관하기로 지도부에서 뜻을 모았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국민의미래 공천에 관여해 월권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그러면 한 위원장도 장동혁 사무총장도 모두 월권이고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