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선발·이강인 벤치' 황선홍호, 태국전 명단 공개...주민규 최고령 데뷔 신기록[오!쎈 서울]
[OSEN=서울월드컵경기장, 고성환 기자] 주장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어김없이 선봉장으로 나선다. 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은 벤치에서 출격을 기다린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을 펼친다.
현재 한국은 2전 2승(승점 6)으로 조 1위에 올라 있다. 태국은 싱가포르를 잡았지만, 중국에 패하며 1승 1패(승점 3)로 조 2위다. 중국과 승점은 같으나 골득실에서 앞서고 있다.
경기를 앞두고 선발 명단이 공개됐다. 황선홍 감독은 주장 손흥민과 주민규, 이재성, 정우영, 황인범, 백승호, 김진수, 김영권, 김민재, 설영우, 조현우를 선발로 내세운다.
늦게 합류한 이강인은 벤치에서 출발한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다시 호흡을 맞추는 모습은 교체 투입을 통해서나 볼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조유민, 권경원, 김문환, 정호연, 홍현석, 이창근, 송민규, 조규성, 박진섭, 이명재, 송범근이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격수 주민규는 선발 출전하면서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전 기록(33세 343일)을 새로 썼다. 직전 기록은 故 한창화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세운 32세 168일. 주민규는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아 역대 최고령 A대표팀 첫 승선(33세 333일) 기록을 세운 데 이어 70년 만에 최고령 데뷔전 기록까지 갈아치우게 됐다.
월드컵 예선인 만큼 홈팬들 앞에서 승점 3점을 따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이나 중요한 게 있다. 바로 그간 불거졌던 불화 논란을 확실히 잠재울 수 있는 화합이다.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은 대표팀에 많은 상처를 남겼다. 연이은 졸전 끝에 4강에서 탈락하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됐다.
여기에 선수단 카드 도박 논란과 요르단전 원정 유니폼을 둘러싼 대표팀 직원 유니폼 유출 의혹 등 여러 뒷얘기가 나왔다. 대한축구협회(KFA)에서는 반박 자료를 내며 진화에 나섰으나 대표팀 운영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은 분명했다.
가장 큰 건 역시 이른바 '탁구 사건'이었다. 요르단과 준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저녁 식사 자리에서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이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오른쪽 손가락을 다쳤다. 그는 손가락에 테이핑을 감고 나온 채 경기를 뛰어야 했다.
일단 사건은 이강인이 고개를 숙이면서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는 앞서 소셜 미디어를 통해 두 차례 사과문을 올렸고, 지난달엔 직접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손흥민에게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손흥민도 이강인과 나란히 서서 밝게 웃는 사진을 공유하며 너그럽게 포용해달라고 부탁했다.
이강인은 20일에도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공개 사과에 나섰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그는 "아시안컵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사랑과 많은 관심 그리고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그런데 그만큼 보답해드리지 못하고 실망시켜드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강인은 "앞으로는 좋은 축구 선수뿐만 아니라 더 좋은 사람, 팀에 더 도움이 되고 모범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 그런 사람, 그런 선수가 될 테니 앞으로도 대한민국 축구에 많은 관심과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며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도 많이 회복됐다. 이강인이 동료들이 모인 자리에서 다시 한번 사과하며 분위기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팀 선수들은 20일 공개 훈련에서도 웃음꽃을 피우는 등 이전보다 한결 밝아진 분위기였다.
손흥민은 "강인이가 모든 선수들 앞에서 자기가 어떤 행동을 했고, 뭘 잘못했는지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선수들도 잘 받아들였다고 생각한다. 사과하는 용기 있는 자세를 보여줬기 때문에 잘 받아줬나 싶지 않다. 우리가 더 똘똘 뭉칠 수 있는 확실한 계기가 생긴 것 같다. 걱정만큼 분위기가 나쁘진 않다"라고 밝혔다.
황선홍 감독도 같은 얘기를 내놨다. 그는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우리 홈에서 하는 경기이고 팬분들께 하나 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라며 "무엇보다도 하나 된 모습이 중요하다. 동료들이 이강인과 여러 가지를 합심해서 풀어내고, 더 마음을 열고 화합하는 게 중요하다. 운동장 안에서 그런 모습이 나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경기장 위에서 행동으로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따가운 눈초리와 불신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황선홍 감독의 말대로 이번 태국전이 '화합의 장이 되는 그날'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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