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 고개가 있었다” 오재원의 그땐 그랬지…남달랐던 승부욕? 2017년 ‘글러브 패대기’ 사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달맞이 고개가 있었다.”
2017년 10월25일이었다.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었다. 당시 두산 베어스 주전 2루수이던 오재원은 ‘글러브 패대기’ 사건으로 야구 팬들에게 크게 화제를 모았다.
상황은 이랬다. 8회말 KIA 선두타자는 최형우였다. 잡아당기는 왼손 풀히터, 게다가 발이 빠르지 않는 장거리 타자. 오재원은 곧바로 ‘2익수’ 모드를 가동했다. 실제 최형우의 타구가 정확하게 오재원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런데 타구가 내야 그라운드와 외야 잔디 경계선에서 툭 튀어 올랐다. 그리고 오재원의 키를 넘어 우익수 민병헌(은퇴) 방향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최형우는 회심의 미소를 보이며 1루를 밟았고, 오재원은 순간적으로 감정을 참지 못하고 글러브를 내동댕이(패대기)쳤다.
그날 경기는 KIA의 승리로 끝났다. 최형우의 그 안타가 경기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오재원의 리액션이 큰 화제를 모았다.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몇몇 팬은 승부욕의 표시라며 감쌌다. 당시 김태형 감독(현 롯데 사령탑)도 순간적으로 벌어진 승부욕 표출이라고 했다.
이렇듯 오재원의 현역 시절 승부욕은 유명했다. 야구센스가 대단했던 선수다. 빠른 발로 수비, 주루만 잘 하는 게 아니라 재치 있는 플레이를 상당히 많이 했다. 단, 타격에선 2% 아쉬움이 있었다. 1571경기서 통산 타율 0.267에 64홈런, 통산 장타율 0.371. 정확성이 좋은 건 아닌데 장타력이 대단히 뛰어났던 건 아니다.
지금은 ‘강정호 스쿨’처럼 절찬리에 운영하는 과외 교실이 많지만, 당시에는 KBO리그에선 흔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재원은 비 시즌에 직접 덕 래타 코치에게 타격을 배우는 등 야구를 더 잘 하기 위한 열정, 승부욕이 대단했다.
단, 승부욕이 지나치거나 선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을 때도 있었다. 글러브 패대기 사건만 해도, 현장에선 대체로 승부욕이라며 감싸고 넘어갔지만, 일각에선 지나친 분노 표출, 팬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는 행동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관점에 따라 해석을 다르게 할 수 있지만, 당시 오재원의 행동이 보기 좋았던 건 아니었다. 승부욕과 감정 컨트롤을 못 하는 건 다른 영역이다.
오재원은 다음 날 챔피언스필드 내, 외야 경계 지역을 두고 “달맞이 고개가 있었다”라고 했다. 불규칙바운드가 나오는 것은 이해한다고 했지만, 챔피언스필드의 구장관리가 다소 미흡한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오재원은 2022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최근 경찰로부터 마약투약 혐의로 체포, 조사를 받았다. 20일에는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2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경찰은 오재원의 마약투약 혐의가 구속수사를 해야 할 상황이라고 바라본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