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최첨단 항공기 A350 첫 도입...에어버스와 18兆 구매 계약 체결

2032년까지 33대 순차 도입 예정
연료 효율 높아 탄소 배출 감소 효과 기대

에어버스 A350-1000 기종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에어버스사의 최첨단 중대형 항공기인 A350 계열 기종을 처음으로 도입한다. 계약 금액은 약 18조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에어버스와 18조원 규모 항공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안을 이날 이사회를 통해 결의했다.

대한항공이 에어버스와 계약한 기종은 A350-1000 27대와 A350-900 6대로 총 33대다. 계약 규모는 137억달러(약 18조원)에 이른다. 대한항공이 그동안 진행한 항공기 계약건 중 규모가 가장 큰 규모다.

대한항공은 “송출, 매각 등 중장기 기재 운영 계획에 따른 부족분을 확보하기 위해서 기재 도입이 필요해 신규 기재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친환경 기종인 A350 계열 항공기를 새로 도입해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대비해 기재를 선점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대한항공은 A380을 비롯해 B747, B777, A330 등의 대형기를 운용해왔는데 안전운항을 위해 노후화한 기체들을 차례로 퇴역시키고 기단 최신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에어버스 항공기 33대 구매 계약을 비롯해 A321neo(50대), B787-9(10대), B787-10(20대), B737-8(30대) 등 총 143대 신형기도 도입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도입하게 될 A350-1000 항공기는 A350 계열 항공기 중 가장 크다. 통상 350~410석 규모의 좌석이 장착된다. 동체의 50% 이상이 탄소복합소재로 구성돼 같은 크기의 기존 항공기보다 연료 효율을 높이고 탄소 배출을 25% 줄일 수 있다.

A350-1000 항공기는 현존하는 여객기 중 운항거리가 가장 길다는 특징도 있다. 승객과 짐을 꽉 채우고도 최대 1만6000km이상 운항이 가능하다. 이는 인천을 출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JNB)까지 직항 운항이 가능한 거리다. A350-900 항공기는 A350-1000 항공기 대비 약 7m가 짧다. 통상적으로 300~350석 규모의 객실 기준, 최대 1만5370km까지 운항이 가능해 인천을 출발해 미국 동부의 뉴욕(JFK)까지 운항할 수 있다.

A350을 도입하면서 정비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대한항공은 영종도 신 엔진 정비공장 기공식에서 A350에 장착되는 롤스로이스의 Trent XWB 엔진의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제62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참석 주주 85%의 찬성으로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앞서 국민연금은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의무 소홀을 이유로 재선임에 반대하겠다고 밝혔으나 주주들은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