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의 대물림 구멍 뚫은 ‘가업 상속 공제’ 이미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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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상속세 완화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가업 상속 공제제도 적용 대상을 대폭 확대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말이 '가업' 승계에 대한 상속세 공제이지, 기업 지분 상속에 대한 감세 특혜 성격이 짙은 게 이 제도다.
재산을 많이 물려받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큰데, 여기에 구멍을 내온 것이 가업 상속 공제다.
세부담 때문에 물려받을 사람이 없고, 사업이 중단돼 고용이 해지되는 일을 막자는 게 가업 상속 공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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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상속세 완화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가업 상속 공제제도 적용 대상을 대폭 확대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말이 ‘가업’ 승계에 대한 상속세 공제이지, 기업 지분 상속에 대한 감세 특혜 성격이 짙은 게 이 제도다. 현 정부 들어서도 2022년 말 세법 개정 때 이미 한차례 적용 대상을 크게 넓혔다. 제도의 취지마저 거의 다 훼손해놓고, 여기에서 더 확대하겠다니 놀라울 뿐이다.
상속세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부모와 상관없이 평등한 출발점에 서는 게 공정하다는 취지를 담은 조세제도다. 부의 대물림에 일정한 제약을 가하는 세금이다. 우리나라 상속세는 최고세율이 50%로 높다고 하지만, 기본 공제(5억원)와 배우자 공제(5억원), 금융재산 공제, 동거주택 공제 등이 있어 가계 평균 수준의 재산을 물려받는 경우 대부분 상속세를 한푼도 내지 않는다. 재산을 많이 물려받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큰데, 여기에 구멍을 내온 것이 가업 상속 공제다.
가업이라 하면, 집안 사람들이 대대로 이어받아 하는 사업이다. 세부담 때문에 물려받을 사람이 없고, 사업이 중단돼 고용이 해지되는 일을 막자는 게 가업 상속 공제다. 그런데 우리 상속·증여세법은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하여 경영한 기업’을 ‘가업’이라 하여 과도하게 상속 공제를 해준다. 애초 중소기업에만 적용하던 것을 2011년부터 연 매출 1500억원 이하 중견기업까지 넓혔고, 2022년 법 개정 뒤에는 매출액 5천억원 미만 중소기업, 직전 3년 평균 매출 5천억원 미만인 중견기업까지 상속 공제를 해준다. 공제액은 최대 600억원이고, 사후 관리 기간도 7년에서 5년으로 줄였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많은 기업이 2세대, 3세대로 넘어가는데 상속세 신경쓰느라 혁신은커녕 기업 밸류업이나 근로자 처우 개선에 나설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재벌기업이 세금 없이 부를 대물림하려고 편법, 탈법을 일삼았던 과거를 그런 식으로 포장하다니 아주 잘못된 인식이다. 주주의 상속·증여에 매기는 세금은 정상적인 기업 활동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돈이 권력이고, 돈이 돈을 버는 세상이다. 부의 양극화가 극심해진 상황에서 부의 대물림마저 수월하게 한다면, 이 공동체의 미래는 암담하다. 이미 편법 감세 제도로 전락한 가업 상속 공제를 더 확대해선 안 된다. 정반대로 가야 한다. 공제해줄 필요가 있는 ‘가업’의 범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다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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