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1심 집유 오영수·검찰…쌍방 항소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배우 오영수씨(79·본명 오세강)가 15일 오후 경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4.3.15/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성남=뉴스1) 배수아 기자 =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배우 오영수씨(80·본명 오세강)와 검찰이 선고 결과에 불복해 모두 항소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21일 오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법원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검찰은 "피고인은 2017년 당시 피해자 등이 있는 술자리에서 '너희가 여자로 보인다'며 청춘에 대한 갈망을 비뚤어지게 표현하고, 피해자 요구에 사과 문자를 보내면서도 '딸 같아서'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등 피해자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했다"며 오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한 바 있다.

오씨측도 같은날 항소장을 제출했다.

오씨는 2017년 8월 연극 공연을 위해 지방에 머물던 시기 A씨에게 '안아보자' 등 취지로 말하며 껴안고 9월엔 A씨 주거지 앞에서 볼에 입술을 대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오씨는 당시 A씨와 산책로를 함께 걷고 주거지를 방문한 건 맞지만 추행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하지만 1심은 오씨의 유죄를 인정했다.

원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이 사건 이후 피해 사실을 알렸고 '미투' 운동이 벌어졌을 때 피고인에게 사과받으려고 오씨의 연극을 보러 가기도 했고, 성폭력상담소에서 상담도 받기도 했다"며 "이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고 판시했다.

피해자가 사건 발생 뒤 상당 시간이 지나서야 오씨를 고소한 데 대해 원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잊고 지내려고 했지만 '오징어게임'이 흥행하면서 오씨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오씨가 인정하지 않자 오씨의 태도에 화가 난다는 피해자의 고소 계기도 설득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씨가 피해자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아껴주고 보듬어주고 싶은 심정이 지나쳤다'고 오씨가 말한 부분 등이 사회 통념상 자신이 그런 행위를 했다고 인정하는 취지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