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단속부터"...한동훈은 '보수 심장'·이재명은 '진보 성지' 출격
4·10 총선을 20일 앞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각각 TK(대구·경북)와 호남을 찾으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윤·한 갈등(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의 갈등)이 빠르게 봉합된 만큼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부터 전열을 가다듬으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고, 이 대표는 진보의 성지 광주에서 "151석만 하게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는 자기 죄로 감옥에 가지 않으려고 이번 총선에서 이겨야 하지만 우리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이겨야 한다. 민심을 아랑곳하지 않는 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며 거대 야당 심판론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진당의 후예와 범죄자 연대가 이 나라를 장악하려는 것 막아야 한다"며 "그것을 어디서 막겠나. 바로 이곳 대구·경북(TK)의 힘이 전국으로, 우리의 목소리가 퍼져나가야만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이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은 한 위원장은 "과거부터 대한민국이 진짜 어려움에 빠졌을 때 대구가 대한민국을 구했다. 그래서 저희는 오늘 대구에서 출발한다"며 "대구가 저희와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서문시장 상인 및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 한 위원장은 대구 동성로와 경북 경산시 경산공설시장에서 거리 인사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다음 주에도 TK를 방문할 계획이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키로 해서다. 지난해 12월 정치에 입문한 한 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일 생일을 맞은 박 전 대통령에게 축하 난을 전달했다. 당시 그는 "박 전 대통령을 포함해 우리 사회의 원로들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고 싶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위원장이 2주에 걸쳐 연이어 TK를 찾는 건 최근 불거진 윤·한 갈등 2차전으로 어수선해진 여당과 지지층을 결속하는 계기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로 호남 일정을 시작한 이 대표는 "1당은 반드시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합동 선거대책위원회를 주재하며 "광주 시민 여러분 정권 심판의 날이 20일 앞으로 다가왔다"면서 "이번 총선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결이 아니라 나라의 주인인 국민과 이를 망친 윤석열 정권과의 대결"이라고 했다.
이후 전남대 후문 광장을 찾은 이 대표는" 광주는 역사의 중요한 굴곡마다 우리 공동체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해준다"면서 "광주가 피와 목숨을 마쳐 지켜낸 민주주의가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모범 국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현실적인 목표는 첫째로 1당이 되는 것이고, 둘째는 151석"이라며 "(이보다) 더하는 건 우리의 소망 사항인데 그걸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한 표가 정말 귀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광주 방문을 마친 이 대표는 곧바로 전북 군산시를 찾아 "4·10 심판의 날에 우리가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면서 "현상을 방치하는 것은 기득권의 편을 드는 것과 다름없다. 반드시 투표해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여야 대표는 이날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대사 귀국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이 대표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선대위에서 "오늘 이 대사가 도둑 입국을 했다고 한다"며 "채상병 사건은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고 범죄가 범죄를 낳고 있다. 핵심 피의자를, 권력을 이용해서 해외로 대사로 임명해 빼돌리는 또 다른 범죄혐의가 추가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사는 국기 문란 사건의 명백한 핵심 피의자"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이 대사를 해임하고 출국 금지시켜야 한다"고 했다.
반면 한 위원장은 윤 원내대표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이제 답은 공수처와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지, 정부와 국민의힘이 해야 할 건 아니다"라며 "아직 (조사) 준비가 안 돼 있다면 이건 공수처와 민주당이 총선 앞두고 정치질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외교 결례를 무릅쓰고 현직 대사를 귀국하게 했다"며 "검사를 오래 했지만 이렇게 중요한 선거 앞두고, 이렇게 시끄럽게 언론 플레이하고 직접 의견문까지 내는 수사기관을 본 적 없다. 이제 자신 있게 얘기하자. 우리는 민심에 순응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조치하는 정당이다. 민심을 거부하고 있는 민주당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군산(전북)=김도현 기자 ok_kd@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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