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5강 합격 ‘킬러 문항’은 3·유간 지키기 “보유 전력 최대치로 쓰겠다”
프로야구 롯데는 큰 주목을 받고 정규시즌을 준비했다. 무엇보다 앞서 두산에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이력을 쌓은 김태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현장 리더십의 변화를 선택한 것이 관전포인트로 떠올라 있다.
그러나 지난겨울의 기대만큼 봄날의 전망이 투명하지는 않다. 프로야구 전문가 그룹에서는 롯데를 5강 유력 후보로 꼽는 인사가 드물다. 스포츠경향이 개막에 앞서 설문한 이순철·정민철·장성호·서재응·이동현 등 해설위원 5인 가운데서는 서재응 SPOTV 해설위원만이 롯데를 5강 후보에 넣었다. 또 스포츠경향의 야구 전문 영상 채널 ‘최강볼펜’의 전문가 및 베테랑 기자 시즌 전망에서도 이용균 기자(스포츠경향 스포츠부장)만이 롯데를 5강 5번째 자리에 포함시켰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롯데를 5강 팀으로 선뜻 선택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 하나는 수비에 있다. 특히 유격수와 3루수 구간을 지칭하는 ‘3·유간’이 대체로 약하다는 게 야수 출신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이 롯데 수비시 ‘3·유간’ 타구의 안타 확률이 높아지는 점에 주목했고, 팀코리아 수석코치로 메이저리그 팀들과 경기를 치르느라 이번 설문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레전드 유격수 출신인 류지현 KBSN스포츠 해설위원도 같은 시각으로 올시즌 롯데의 변수를 들여다봤다.
롯데는 투수력으로는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타력으로 윤동희 등 젊은 선수들의 지속적 성장을 전제로 크게 밀릴 것이 없다. 그러나 역시 관건은 디테일, 그중에서도 수비, 또 그 안에서도 내야 왼쪽 구역의 방어력이 롯데의 5강행을 가를 ‘킬러 문항’이 될 전망이다.
롯데의 수비 약세는 이미 수치로 나와 있기도 하다. 3년 연속 수비효율(DER·인플레이 타구 아웃비율)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투수들 입장에서는 타구 속도와 방향을 보고 습관적으로 ‘잡았다’고 판단한 상황에서 안타가 되는 경우가 다른 팀보다 많았던 것이다.
롯데 내부에서는 외부 평가를 감지하면서도 기존 야수진에 대한 믿음과 신뢰로 개막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사실, 공수 기량이 모두 정상급인 내야수를 당장 어디서 데려올 수도 없는 일이다. 이에 현재 야수 자원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 전력화시키겠다는 계산이다. 주전 유격수로 개막을 맞는 노진혁과 김민성, 박승욱, 이학주, 오선진 등 멀티 내야 자원의 조합을 통해 수비 시너지를 내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기존 주전 3루수인 한동희는 부상으로 개막 합류가 불발된 가운데 상무 입대도 앞두고 있다.
이들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벤치 구성은 이미 지난해 말 마무리지었다. 김민호 수비코치와 김민재 수석코치에 김광수 벤치코치까지 KBO리그의 수비 전문가로 통하는 이름들이 롯데 벤치에 모였다. 이중 수비 포함 작전·주루까지 야구의 디테일을 다루는 데 영역이 굳건한 김광수 코치는 “함께 해보니 우리 내야수들이 나름의 장점과 자기마다 노하우를 갖고 있다. 김민호 수비코치가 많이 신경 썼다. 또 모두가 우리 선수들을 최대한 잘 활용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는 2017년 정규시즌 3위로 가을야구를 한 이후 포스트시즌에 초대받지 못하고 있다. 매시즌 7,8위를 오간 가운데 2019년에는 최하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가을야구를 향한 팬들의 목마름으로는 1,2위를 다투는 롯데는 반전의 5강행을 이룰까. 많은 전문가가 같은 질문에 ‘3·유간’을 쳐다보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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