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8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해제, 앞으로 무엇이 변하나

김동현 기자 2024. 3. 2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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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깨알 5Q] 중앙은행이 경제를 살리려고 특단의 조치 내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결정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8~19일 한국의 금융통화위원회 격인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해제했다. 2016년 2월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서 8년 만에 벗어나게 됐다는 뜻이다. 일본은행은 최근의 높은 물가 상승률을 정책 변경 이유로 꼽았다. 마이너스 금리가 무엇이고, 앞으로 무슨 변화가 생길까. WEEKLY BIZ가 5문답으로 풀었다.

◇Q1. 금리가 어떻게 마이너스일 수 있나.

은행에 예금을 맡기면 이자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국가의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중앙은행은 경제를 위해 때때로 특단 조치를 내리기도 하며 이 중 하나가 마이너스 금리다.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한다는 것은 은행들이 ‘은행의 은행’인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면 비용을 부과한다는 뜻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계기로 일부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Q2. 일본은행은 왜 도입했나

일본은행은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시절인 2016년 2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1990년대 ‘거품 경제’ 붕괴 이후 시작된 긴 침체기에 이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후유증으로 경기가 더 식고 디플레이션(지속적 물가 하락)이 고착화할 조짐이 보이면서 내린 특단 조치였다.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느니 차라리 이 돈을 싼 금리에라도 가계·기업에 빌려주게 함으로써 시중에 돈이 돌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였다.

◇Q3. 비용을 부과하면 은행들이 반발하지 않나

일본은행은 이런 반발을 예상해 은행이 맡기는 모든 돈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진 않았다. ‘일부 예금’, 더 구체적으로는 ‘당좌 예금’의 약 5% 정도에만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해 은행 수익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했다(당좌 예금은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는 예금을 뜻한다). 나머지 55%의 예금엔 제로(0%) 금리, 60%엔 연 0.1%의 이자를 지급했다. 예금의 일부에만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했다고 해도 부양 효과는 나타났다. 이는 기준금리(일본은행 공식 명칭은 ‘정책금리’)가 말 그대로 시중은행 주택 담보대출, 신용대출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즉 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준으로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 금리를 산정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내려갈수록 대출 금리는 낮아진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 후 반년에 걸쳐 주택 담보대출 금리가 약 0.6%포인트 하락했다.

◇Q4. 그런데 왜 8년 동안 물가가 안 올랐나

일본은행도 하고 싶은 질문일 것이다. 고령화 심화에 따른 만성적 소비 위축, 거품 경제 시기에 만들어진 과잉 설비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축소 등 일본 경제 ‘체질’의 고질적 문제가 겹쳐 금리만으론 물가를 끌어올리기 어려웠다는 분석 등이 나왔다. 아울러 마이너스 기준금리가 대출 금리 외에 예금 금리까지 낮춰 예금 (이자) 수입을 줄어들게 하는데, 이는 일본의 고령 예금 생활자에겐 오히려 소비를 줄이게 하는 요인이었다. 닛케이는 “마이너스 금리 해제는 예금 금리 상승으로 일부 금융 소비자에겐 혜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마이너스 금리도 기여를 했지만, 일본 물가는 코로나 부양금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외부 요인의 덕을 많이 봤다는 평가가 많다.

◇Q5. 마이너스 금리 해제가 투자자에게 미칠 영향은

일본은행은 19일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결정하면서도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지는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본 금리가 완만하게나마 지속적으로 오른다고 예상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일본 엔화 가치도 따라 오를 가능성이 있어 엔화 자체나 일본 주식 등 엔화 자산에 투자했던 이들에겐 이익이다. 반면 엔화 강세가 일본 주식 등에 새로 투자하고자 하는 이들의 유입을 막을 수 있다는 점(같은 외화로 살 수 있는 주식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마이너스 금리 해제의 원인이 된 인플레이션이 임금 인상을 불러와 기업 수익성엔 악재라는 점 등은 일본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촉발의 도화선이 됐던 리먼 브러더스 파산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뉴욕 타임스퀘어의 뉴스 전광판 모습/조선일보DB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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