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애플 공급망서 가장 중요"…팀쿡 또 구애

송광섭 특파원(song.kwangsub@mk.co.kr) 2024. 3. 2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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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애플 스토어 개점 맞춰
5개월 만에 다시 중국 달려가
BYD 등 협력사 사장들 면담
美 법무부, 애플 고소하기로
반독점법에 재차 발목잡혀
BYD 회장 만난 팀 쿡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오른쪽)가 20일 중국 상하이 애플 협력사와 진행한 교류회에서 왕촨푸 BYD 회장(왼쪽 둘째) 등을 만났다. 팀 쿡 웨이보 영상 캡처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5개월 만에 중국을 다시 찾았다. 그가 방중한 명목상 이유는 21일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애플스토어 징안점 개장을 기념하는 것이지만,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 시장 달래기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혁신에서 경쟁사보다 크게 뒤지는 데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반(反)독점법에 발목을 잡히고, 중국 시장 점유율까지 급락하는 '삼중고'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쿡 CEO는 중국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 BYD 등 주요 협력사 CEO와 회동하면서 '공급망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20일 중국 상하이 애플 본사에서 왕촨푸 BYD 회장과 저우췬페이 란쓰테크놀로지 회장, 천샤오숴 창잉정밀 사장 등 자사 협력사 3곳의 CEO와 만나 스마트 및 친환경 제조, 인재 개발 성과 등을 논의했다. 쿡 CEO는 이 자리에서 "애플 공급망에 중국만큼 중요한 곳이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사들은 자사 제품을 시연하는 시간도 보냈다.

BYD는 2008년 자회사를 통해 애플 협력사가 됐다. 금속 케이스 가공을 시작으로 현재는 아이폰·아이패드·애플워치 등 여러 제품 라인에 유리 부품 조립 등을 제공한다. 란쓰테크놀로지는 2006년부터 애플 제품의 유리 부품을 생산하고 있고, 애플 제품에 금속 부품을 제공하는 창잉정밀은 2012년 협력사로 선정됐다.

21일 중국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쿡 CEO는 이번 협력사와의 면담과 관련해 "중국 공급망과 애플은 따뜻한 상생 관계"라며 "현재 중국 공장의 현대화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애플 제품이 203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양측 모두 많은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쿡 CEO는 이 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연말께 생성형 AI에 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자율주행차 '애플카' 개발을 중단하기로 한 뒤 생성형 AI 사업에 집중할 것임을 재차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생성형 AI에 놀라운 잠재력이 있다. 이것이 바로 지금 이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쿡 CEO는 전날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상하이 방문 소식을 알렸다. 지난해 10월 방중한 이후 5개월 만이다. 그는 상하이 출신 유명 배우 정카이와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니하오'의 상하이식 사투리인 '눙하오'라고 인사했다.

21일 문을 연 애플스토어 징안점은 상하이 중심가에 위치하며 매장 규모로는 아시아에서 가장 크다. 전 세계를 통틀어 뉴욕 5번가 매장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최근 들어 쿡 CEO의 잦은 방중은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중국 내 '궈차오(國朝·애국 소비)' 열풍까지 불면서 최신 기종인 아이폰15 시리즈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애플은 올해 들어서만 아이폰15 시리즈 가격을 두 차례 이상 인하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법무부는 애플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자국 연방법원에 고소하기로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다른 경쟁 업체가 아이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능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애플이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법무부가 지난 14년간 애플을 두 차례 제소한 적은 있지만 불법적인 시장 지배적 지위를 문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애플은 유럽에서도 반독점법 위반으로 18억유로(약 2조6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지난 4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애플이 자사 플랫폼에서 스포티파이 등 음악 스트리밍 경쟁 업체들이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막았다는 이유로 벌금 부과를 결정했다. 당시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 반독점집행위원은 "애플이 10년간 앱스토어를 통한 음악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앱) 배포에서 시장 지배적 위치를 남용해왔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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