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반역의 집단" 韓 "범죄자 연대"···텃밭 지키려 날 세운 여야
李 광주서 "與, 5·18 가해자 후신"
'비명횡사' 공천에 뿔난 민심 달래
韓, 조수진-이재명 묶어 집중공세
이종섭 귀국에 "공수처·野 답할때"
여야 모두 '집토끼 지키기' 총력전
총선을 20일 앞두고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여야의 총사령탑이 각자의 텃밭을 찾아 ‘전통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공천 과정의 잡음과 각종 악재로 어수선한 지역 민심을 다잡는 동시에 세몰이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진보의 본산’ 호남에서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보수의 아성’ 대구·경북을 방문해 ‘거야 심판론’에 불을 댕겼다.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와 이해찬·김부겸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21일 호남의 심장부인 광주에 총출동했다. 이 대표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가해자의 후신인 국민의힘은 말로는 ‘5·18 정신을 계승한다, 헌법 전문에 게재하겠다’고 하지만 5·18 민주화운동이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라는 주장을 계속한다”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을 버젓이 국민의 대표로 공천하는 당이 바로 국민의힘이고 윤석열 정권”이라며 “5·18 역사 자체를 부정하는 정신 나간 집단을 반역의 집단을 반드시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의 광주행은 ‘비명횡사’ 공천 논란으로 흔들린 호남 민심을 달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전남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공천 과정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광주 권리당원의 뜻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는 방향으로 경선을 예외 없이 치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합동 선대위 회의를 진행하며 조국혁신당 견제에도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조국혁신당 돌풍의 배경을 두고 공천 갈등에 실망한 호남 표심이 옮겨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만든 비례 정당은 더불어민주연합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며 ‘한몸론’에 목소리를 높였다. 윤영덕 민주연합 공동대표도 “민주당과 민주연합은 일란성 쌍둥이”라며 비례 정당 투표에서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광주에 이어 ‘중원’ 충남 논산을 찾아 정권 심판론 표심 몰이에 박차를 가했다. 최근 이 대표는 하루 평균 7개 일정을 소화하며 연일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대구 달서을에 출마한 윤재옥 원내대표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지지자들을 향해 “통합진보당 후예와 범죄자 연대들이 이 나라를 장악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민심을 거부하는 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인 조수진 변호사의 ‘성범죄자 변호’ 논란을 이 대표의 과거 ‘조카 살인 변호’ 이력과 연결 지으며 공세를 퍼부었다. 그는 “변호사가 성범죄 가해자를 변호할 수도 있지만 초등학생이 강간 피해를 당했는데 ‘아버지가 그랬을 수 있다’는 뉘앙스의 변호를 하는 경우는 상식적으로 없었다”며 “이런 행동들이 저 당에서는 용인할 수 있는 것이지만 우리는 피해자의 편이고 국민의 편이기 때문에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은 (조수진 변호사 공천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대표는 자기 조카가 사귀던 사람을 잔인하게 죽였던 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 말하고 변호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쏘아붙였다.
여당의 최대 악재로 지목됐던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귀국에 대해서는 “이제 답은 공수처와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지, 정부와 국민의힘이 해야 될 것은 아니다”라며 공을 야권으로 넘겼다. 한 위원장은 “정말 문제가 있었으면 (이 대사를) 빨리 조사해 끝내야 하고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면 이건 공수처와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질을 하는 것”이라고 공수 전환도 예고했다.
한 위원장은 대구 중·남에 속한 서문시장과 경북 경산을 연달아 찾아 ‘집토끼’ 단속에 나섰다. 이곳은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변호사와 ‘친박(친박근혜)’ 좌장인 최경환 전 부총리가 무소속 출마에 나선 지역이다. 한 위원장은 다음 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구 자택으로 찾아가 만나기로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한 위원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한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예방을 통해 보수 결집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여야 수장의 텃밭 방문에 대해 “텃밭에서 확실한 지지층을 확인하고 전운의 분위기를 돋운 뒤 중도층 공략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박예나 기자 yena@sedaily.com광주=도혜원 기자 dohye1@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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